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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코디 존재에 충격”…SKY캐슬 작가가 밝힌 드라마 탄생 비화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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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스카이캐슬. [JTBC 제공]

드라마 스카이캐슬. [JTBC 제공]

올해 비지상파 최고 시청률 기록을 세운 JTBC 'SKY캐슬'(이하 스카이 캐슬) 대본을 집필한 유현미 작가가 드라마 탄생 배경을 공개했다. 5일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 호텔에서 열린 제14회 아시아드라마콘퍼런스에서다.

유 작가는 드라마 중심인 입시 코디네이터 김주영(김서형 분) 캐릭터에 한국 사교육 현실이 반영됐다고 밝혔다. 2010년 아들이 고3에 올라가면서 '입시 컨설턴트'라는 존재를 처음 알게됐다고 한 그는 "입시 컨설턴트들이 짜주는 계획에 따라 이미 몇 년 전부터 대학입시를 준비해온 학부모와 아이들이 많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었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그는 아들이 입시에 실패해 마음고생을 했다며 "정보력 없는 엄마 때문에 아이가 대학입시에 실패한 것만 같아 괴로웠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당시의 경험이 드라마를 탄생시킨 계기가 됐다고 했다.

유 작가는 "현실에서는 입시 컨설턴트 역할이 압도적으로 커지고, 금수저 전형으로 불릴 만큼 학생부 종합전형(학종)에 대한 불만이 팽배해있었다"며 "입시를 소재로 한 드라마가 시청자 공감을 받을 수 있을 거란 확신이 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자식을 명문대에 보내고픈 부모의 욕망은 그 어떤 욕망보다 현실적이고 사실적인, 아주 생생한 욕망이다. 이런 현실을 반영한다면 큰 반향을 일으키리란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유 작가는 '성공한 엄마들의 경험담만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뿐 다수의 선배 엄마들이 침묵하고 있기 때문에 사교육이 극성을 부리며 아이들이 죽어나간다'는 책 구절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 구절 때문에 "자식의 대학 입시를 치른 엄마로서, 드라마 작가로서, 한 아이라도 살려야겠다는 생각이 날 사로잡았다"는 것이다. 그는 "한 가정이라도 살려야겠다는 절실함으로 작품에 매달렸다"고 덧붙였다.

그는 드라마를 집필하며 '입시'라는 주제가 한국 뿐만 아니라 일본, 중국 등 아시아를 넘어 미국, 유럽까지 공감받을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도 했다. 유 작가는 "과도한 사교육은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스카이 캐슬은 주인공인 엄마가 자식에 대한 욕심을 내려놓는 과정을 그리는 드라마"라고 자평하면서 해외에서도 스카이캐슬이 주목받을 수 있을 것이라 예측했다.

유 작가는 스카이캐슬의 성공 요인으로 입시코디네이터 김주영과 딸의 입시에 매달리는 엄마 한서진(염정아 분)의 캐릭터에 현실을 적절히 반영한 점을 꼽았다. 이와 함께 입시 소재를 미스터리한 살인사건 등 스릴러로 푼 것, 무거운 주제를 블랙코미디로 풍자한 점도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지난 2월 종영한 JTBC 20부작 드라마 스카이캐슬은 자식의 명문대 진학에 혈안이 된 명문가 출신 부모들과 그런 부모들의 욕망을 이용해 입시 컨설팅을 제안하는 입시 코디네이터의 욕망을 그린 풍자 드라마다. 현재 미국 워너브라더스에서 리메이크를 추진중이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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