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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9개월 연속 마이너스…무역흑자 4분의 1 토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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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수출이 지난해 12월 이후 9개월 연속 전년 대비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갔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8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액은 442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3.6% 줄었다. 6월(-13.8%)·7월(-11.0%)에 이어 3개월 연속 두 자릿수 감소율을 보이고 있다.

8월 442억 달러 전년비 -13.6% #반도체 30.7% 감소, 물량은 늘어 #17억 달러 흑자 7개월만에 최저 #대일본 수출 -0.3%, 수입은 -6.9%

산업부는 이에 대해 미·중 무역분쟁 심화로 세계 경기와 교역이 위축되고, 이에 따라 제조업 경기 부진의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여기에 지난해 8월 반도체·석유화학 수출이 호조를 보였던 데 따른 기저효과와 조업일이 0.5일 감소한 점도 영향을 줬다고 봤다.

수출 증감률 추이,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수출 증감률 추이,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품목별로는 20대 주요 수출 품목 중 6개를 제외하고는 모두 감소세였다. 특히 주력 품목인 반도체는 단가가 하락하며 전체 수출을 끌어내리고 있다. 반도체의 수출 물량은 4.5% 늘었지만, 단가하락이 더 큰 영향을 더 미치면서 전체 수출은 30.7%나 감소했다. 석유화학(-19.2%)·석유제품(-14.1%) 등도 글로벌 기업들이 경기 둔화 우려로 재고를 조정하면서 수출이 줄었다.

국가별로는 주력 시장인 중국(-21.3%)·미국(-6.7%)을 포함해 유럽연합(EU·-11.5%), 중남미(-18.3%) 등으로의 수출이 감소했다.

일본으로의 수출액도 22억6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6.2% 줄었다. 다만 7월부터 시작된 일본의 수출 규제로 인한 대(對)일본 수출입 영향은 여전히 제한적인 것으로 분석된다. 7월 기준으로는 우리의 대일본 수출 감소(-0.3%)보다 일본의 대 한국 수출 감소 폭(-6.9%)이 더 크게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수입은 424억8000만달러로 지난해보다 4.2% 감소했다. 이에 따라 무역수지는 17억2000만달러의 흑자를 기록하며 91개월 연속 흑자기조를 유지했다.

그러나 지난해 8월(68억2000만달러)과 비교하면 4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지난 1월(11억4000만달러) 이후 7개월 만에 또다시 10억달러대로 줄어든 것이다.

이는 수출 감소가 수입 감소를 불러오는 한국의 산업구조 상 나타나는 ‘불황형 흑자’ 성격이 짙다. 불황형 흑자가 이어지면 고용과 투자·소비가 동반 감소해 경제 규모 자체가 쪼그라들 수밖에 없기 때문에 한국 경제에 부담이다. 성윤모 산업부장관은 “하반기 수출 총력 지원체계를 재정비하고 무역금융 공급 및 수출 마케팅을 집중적으로 지원해 수출 모멘텀 회복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종=손해용 기자 soh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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