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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한제 걱정했더니 분담금 10억 폭탄···반포주공1단지 분통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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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문을 연 이수푸르지오더프레티움 견본주택. 이 단지는 사당3구역 재건축 아파트로 일찌감치 주택도시보증공사의 규제에 따라 분양보증을 받아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걱정을 덜었다.

23일 문을 연 이수푸르지오더프레티움 견본주택. 이 단지는 사당3구역 재건축 아파트로 일찌감치 주택도시보증공사의 규제에 따라 분양보증을 받아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걱정을 덜었다.

23일 서울 동작구 사당3구역을 재건축하는 이수푸르지오더프레티움이 견본주택 문을 열고 분양에 들어갔다. 30일에는 송파구 거여마천뉴타운 거여2-1구역 재개발 단지인 송파시그니처롯데캐슬이 분양을 시작한다. 둘 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규제에 따라 분양가를 정했다. 3.3㎡당 2600만~2800만원이다. 주변 새 아파트 시세보다 3.3㎡당 500만~1000만원 낮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복병 만나 #재건축·재개발 단지들 셈법 복잡해져 #재건축부담금 단지들 분담금 좀더 늘어 #상한제보다 훨씬 더 무서운 재건축부담금

이 단지들은 정부의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발표 전에 일찌감치 HUG 분양보증을 받고 분양을 준비했다.

이들 단지를 제외한 서울 재건축·재개발 사업장들의 분양은 중단된 상태다. HUG에 따르면 고분양가 관리 규제를 더 강화한 지난 6월 24일 이후 분양보증이 나간 단지가 없다.

조합들이 재건축부담금(재건축 초과이익 환수법)에 이어 예상치 못한 복병인 상한제를 만나 수익성을 저울질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7년 말까지 관리처분계획인가를 신청하지 못한 재건축부담금 대상 단지는 상한제 적용을 받으면 이중 부담을 안는다. “재건축부담금과 상한제로 분담금이 2배 이상으로 늘어나는 것 아니냐”며 불안해하고 있다.

하지만 상한제로 분양가가 내려가면 재건축 초과이익이 줄어 재건축부담금은 감소한다. 상쇄 효과가 있는 것이다.

시뮬레이션 결과 재건축부담금이 줄고 상한제에 따른 추가분담금이 생기면서 전체 부담 금액은 당초 재건축부담금보다 10~20%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5월 처음으로 재건축부담금 예정액 1억3500만원을 통보받은 서초구 반포현대(시뮬레이션 대상일 뿐 이미 분양에 들어가 상한제를 적용받지 않는다). 당시 분양가를 3.3㎡당 4300만원으로 계산했다. 상한제로 분양가가 3.3㎡당 3800만원으로 내려가면 분양수입이 30억원 줄어든다. 조합원당 3800만원을 더 내야 한다.

분양수입이 줄어드는 만큼 초과이익이 조합원당 3억4000만원에서 3억원으로 감소한다. 재건축부담금은 1억1600만원으로 1900만원가량 적어진다. 여기다 상한제 추가분담금을 합치면 1억5400만원으로 당초 1억3500만원보다 1900만원(14%)이 더 늘어난다.

백준 J&K도시정비 대표는 "재건축부담금은 초과이익에 최고 50%의 부과율로 일부만 환수하기 때문에 초과이익 감소분보다 적게 줄어든다"고 말했다. 부과율 50%일 경우 초과이익이 1억원 줄면 재건축부담금은 5000만원 감소하는 것이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와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가 재건축부담금과 상한제를 모두 적용받을 수 있다. 이 단지들은 공사비 등 사업계획이 미정이어서 재건축부담금 등을 추산하기 어렵다.

4400여가구에 달하는 대규모 재건축 추진 단지인 강남구 대치동 은마. 재건축부담금과 분양가상한제를 모두 적용받을 수 있다. 상한제에 따라 추가분담금이 늘지만 재건축부담금은 상한제 전보다 다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4400여가구에 달하는 대규모 재건축 추진 단지인 강남구 대치동 은마. 재건축부담금과 분양가상한제를 모두 적용받을 수 있다. 상한제에 따라 추가분담금이 늘지만 재건축부담금은 상한제 전보다 다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반대로 상한제만 걱정하다 재건축부담금까지 내게 되면 충격은 몇배로 커진다. 재건축 대장주로 꼽히는 서초구 반포동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가 이런 경우다. 상한제를 각오하고 있었는데 최근 서울행정법원의 관리처분계획인가 취소 판결로 예상 밖의 재건축부담금도 내야 할 수 있다.

이 단지는 아직 이주하지도 않아 10월부터 상한제가 적용되면 피할 수가 없다. 당초 예상한 분양가가 3.3㎡당 4800만원이었다. 상한제로 분양가가 3.3㎡당 4000만원으로 낮아지면 줄어드는 분양수입이 5800억원이다. 가구당 2억7000만원을 추가분담금으로 내야 한다.

재건축부담금은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반포주공1단지의 재건축 후 시세를 현재 3.3㎡당 9000만원에 육박하는 옆 아크로리버파크를 기준으로 재건축부담금을 추정해봤다.

당초 예상한 분양가 3.3㎡당 4800만원으로 보면 가구당 초과이익이 18억원에 달해 재건축부담금이 8억7000만원 정도다. 상한제로 분양수입이 줄면서 초과이익이 15억원으로 3억원 감소한다. 재건축부담금은 1억4000만원 줄어든 7억3000만원이다. 재건축부담금과 상한제 추가분담금을 합치면 10억원이다.

조합원 부담이 2억70000만원에서 10억원으로 3배 가까이 급증한다.

이는 현재 시점을 기준으로 한 추산이다. 관리처분계획인가 관련 소송이 길어지고 관리처분계획을 다시 세워야 하면 사업이 3년 이상 늦춰져 재건축부담금과 상한제 영향을 가늠하기 어려워진다.

후분양 추진 단지들 선분양하나 

상한제 시행 전에 입주자모집승인을 신청할 수 있는 단지는 HUG 규제 분양가와 상한제 가격을 저울질하고 있지만 난감하다. HUG 분양가는 알 수 있지만 상한제 가격을 예상할 수 없어서다.

업계는 정부가 상한제 가격에 반영하는 땅값 기준을 낮추기로 해 상한제 가격이 HUG 분양가보다 낮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HUG 규제를 피하기 위해 후분양을 검토하던 단지들이 상한제 전에 선분양하는 쪽으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에서 재건축·재개발 단지는 일반분양분을 ‘임대 후 분양’ 방식으로 상한제를 피해갈 수 없다.

현재로썬 상한제 분양가가 안갯속이어서 재건축·재개발 단지들이 갈팡질팡하고 있다. 안장원 기자 ahnj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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