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딸 받은 뒤 기준 바뀌어…서울대 대학원 장학금 다시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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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28)이 2014년 서울대 환경대학원 재학 당시 받은 장학금을 누가 추천했는지를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중앙포토]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28)이 2014년 서울대 환경대학원에 입학해 받은 관악회 장학금을 누가 추천했는지를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조 후보자의 딸 조모씨는 2015년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 입학하기 1년 전 서울대 환경대학원에 들어갔다. 이후 서울대 총동창회의 장학재단인 ‘관악회’로부터 1년간학기당 401만원씩 총 802만원의 장학금을 받았다.

서울대 총동창회의 '2014년도 2학기 특지장학금 수여 현황'에 따르면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딸(28)은 구평회(具平會) 전 E1 명예회장의 기부금으로 운영되는 장학금을 받았다. 조씨는 1학기에도 같은 장학금을 받았다. [2014년도 2학기 특지장학금 수여 현황 캡처]

서울대 총동창회의 ‘2014년도 1·2학기 특지장학금 수여 현황’에 따르면 조씨가 받은 장학금은 고(故) 구평회 LG 창업 고문(전 E1 명예회장)의 기부금으로 운영되는 특지장학금이다.

관악회는 학교에 5000만원 이상 기부한 사람의 이름을 딴 특지장학금 제도를 두고 있다. 구평회 장학금은 2014년 1학기에 4명, 2학기에 13명에게 지급됐다. 이 중 두 학기 내리 장학금을 받은 학생은 조 씨와 기악과 학부생뿐이다.

송강재단 홈페이지 장학금 지원을 보면 특지장학생의 경우 '진주고등학교, 서울고등학교 졸업생 중 서울대학교에 입학 또는 재학 중인 학생'을 대항으로 하고 있다.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딸은 한영외고를 나왔음에도 2014년 이 장학회의 이름으로 장학금을 받았다. 재단 측은 "해당 기준이 2015년부터 적용됐다"고 말했다. [온라인 캡처]

구평회 장학회를 운영하는 송강재단 홈페이지에 나온 특지장학생 선발 기준은 ‘진주고·서울고 졸업생 중 서울대에 입학 또는 재학 중인 학생’이다. 진주고와 서울고는 각각 고(故) 구평회 회장과 구자열 송강재단 이사장의 모교다.

하지만 이 선발 기준이 적용된 건 2015년부터라고 한다. 재단 관계자는 “재단이 2013년 7월 설립됐기 때문에 자체 선발 여력이 없었다”며 “2014년에 지급된 1, 2차 장학금은 서울대나 동창회 측이 선발한 학생에게 줬다”고 설명했다. 그는 “2015년부터는 서울고와 진주고에서 직접 추천을 받아 성적과 학생의 가정형편 등을 종합해 선발하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2015년 이후 이 장학금을 받은 학생의 후기를 보면 “등록금이 부담이었다” “진주고는 좋은 학교라고 자랑하게 됐다” 등의 내용을 찾아볼 수 있다.

송강재단 측의 설명대로라면 학교나 관악회 측이 소속 교수의 자녀를 장학생으로 추천한 셈이다. 앞서 조씨의 지도교수를 맡았던 윤순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역시 “조씨를 장학생으로 추천한 적이 없다”고 했다. 윤 교수는 “(조씨가) 장학금을 받았다는 사실조차 몰랐다”며 “단과대 추천을 받았다면 당시 학과장인 내가 모를 리 없다”고 주장했다.

구평회 장학금 후기 [온라인 캡처]

관악회 측은 “현재 장학금을 받는 학생은 단과대학 장학과로부터 추천을 받아 결정하지만, 2014년 당시 선정 기준에 대해서 알 수 없다”며 “지급 명단은 있지만 지급한 이유에 대한 서류는 남아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장학회와 지도교수 모두 추천한 적이 없다고 입을 모은 가운데 서울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오세정 서울대 총장은 “가정이 어려운 학생에게 주는 장학금이었다면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오 총장은 22일 문재인 대통령이 초청한 국립대 총장 오찬 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조씨가 받은 장학금이 어떤 목적이었는지는 동창회에서 알아봐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홍종호 서울대 환경대학원장은 “(학생들은) 100만원의 성적우수 장학금을 받기 위해 수업에 최선을 다한다”며 “(의학전문대학원의) 입시 준비할 시간을 가지려 했을거라고 짐작한다. 대신 2학기 장학금은 신청하지 말았어야 한다”고 밝혔다.

조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며 모교인 서울대의 분위기도 심상치 않다. 서울대 학생들은 23일 오후 8시 30분부터 조 후보자의 법무부 장관 후보직 및 서울대 교수직 사퇴를 요구하며 '조국 교수 stop! 서울대인 촛불 집회'를 열 예정이다.

이태윤 기자 lee.taey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