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임새] 쿠바가수 페레·아르헨 소사 내한공연 취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8면

연륜만큼 깊은 울림을 내는 거장의 목소리를 가까이서 듣기란 녹록지 않은 것 같다. 지난 9월 열릴 예정이던 아르헨티나의 대표 가수 메르세데스 소사(사진(下))의 첫 내한공연이 취소된 데 이어 3, 4일 LG아트센터에서 열릴 예정이던 쿠바 가수 이브라임 페레(76.사진(上))의 내한공연 역시 갑작스레 취소됐다.

소사 때와 마찬가지로 페레가 한국을 찾지 못하게 된 것은 갑작스러운 건강 악화. LG아트센터 관계자 설명에 따르면 페레는 갑작스러운 안구 질환으로 한국 공연에 맞춰 비행기를 탈 수 없다고 전해왔다는 것이다. 지난 7월 21일부터 판매되기 시작한 티켓은 현재 90% 이상 판매돼 매진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

페레는 한동안 전세계에 쿠바 음악 열풍을 일으킨 브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의 보컬리스트로 2001년 브에나 비스타의 내한공연을 통해 팬들의 탄성을 자아낸 주인공이다. LG아트센터 측은 "페레는 이번 내한에 이어 대만(7~8일).홍콩(10일).일본(14~15일)에서 공연할 예정이었다"면서 "무리해서라도 5~6일 공연을 성사시키는 방안을 적극 검토했으나 현재로서는 페레의 회복 상황을 판단하기 어려워 결국 취소키로 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9월 4~5일 열리기로 돼 있던 소사의 공연은 심장 질환의 악화로 7월 중순에 취소됐었다. 공연을 두 달 정도 앞두고 취소되기는 했지만 당시 처음으로 소사의 공연을 보게됐다며 설레던 팬들은 아쉬움을 달래기 쉽지 않았다. 페레와 소사는 명실공히 월드뮤직 계에서는 거장으로 두 사람 모두 일흔을 넘긴 나이에도 불구하고 전세계를 돌며 활발히 순회공연을 펼쳐 왔다.

LG아트센터 홍보팀 최정휘씨는 "두 공연은 올해 예정된 프로그램 중 가장 많은 기대를 불러모은 공연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그러나 아티스트의 갑작스러운 건강 악화는 천재지변처럼 불가항력적인 상황에 해당돼 안타깝지만 달리 어찌해볼 방법도 없다"고 말했다. LG 측은 환불 작업에 착수했다.

어쨌든 국내 팬들은 올해 좀처럼 접하기 힘든 두 공연을 놓치게 됐다. 어쩔 수 없긴 하지만 안타깝다.

이은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