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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페이스북, 中정부 의심 ‘홍콩 비난’ 계정 20만개 정지

중앙일보

입력

트위터 페이스북[사진 픽사베이]

트위터 페이스북[사진 픽사베이]

트위터가 중국 정부와 연계돼 홍콩에서 진행 중인 송환법 반대 시위를 비난한 20만개 이상의 계정을 정지했다고 AP통신과 CNBC 등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위터는 국가가 통제하는 언론사(state-backed media)의 광고도 정치 선전이라고 보고 금지할 방침이다.

자동화된 ‘시위 비난’ 가짜 계정 존재 #페이스북도 의심 계정·페이지 삭제

AP통신은 트위터의 한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트위터의 이 같은 조치는 악의적 정치 활동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해당 계정들이 소셜미디어(SNS) 이용약관을 위반했으며 “이런 방법으로는 사람들이 트위터에서 정보를 얻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19일 오후 홍콩 어드미럴티 지역 정부청사 앞에서 환경미화원이 전날 열렸던 도심 집회에 참가한 시위대가 도로 난간에 적은 글귀를 지우고 있다. 2019.8.19   utzz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19일 오후 홍콩 어드미럴티 지역 정부청사 앞에서 환경미화원이 전날 열렸던 도심 집회에 참가한 시위대가 도로 난간에 적은 글귀를 지우고 있다. 2019.8.19 utzz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트위터는 홍콩에 근거지를 둔 언론 관계 기관으로 가장한 가짜 중국, 영어 계정을 추적했다. 예를 들어 중국어 계정인 ‘HKpoliticalnew’와 영어 계정인 ‘ctcc507’은 홍콩 시위대를 폭력 범죄자로 묘사하는 게시물을 올렸다. 현재 해당 계정을 클릭하면 계정이 일시 정지됐다는 안내문이 뜬다.

특히 936개의 핵심 계정은 중국에서 만든 것으로, 홍콩 시위의 합법성과 정치적 입지를 약화하려고 시도했다고 트위터는 판단했다. 약 20만개의 자동화된 가짜 계정은 핵심 계정의 메시지들을 퍼트리는 역할을 했다. 기술적으로 자동화된 악성 계정은 트위터가 잡아내기 때문에 해당 계정이 한번 넘게 이용된 경우는 거의 없다고 트위터는 밝혔다.

중국 인민일보는 15일 중국 공안이 대규모 실전 훈련을 벌이는 영상을 공개했다. 중국 당국이 언제든 홍콩 사태에 개입할 준비가 돼 있다는 의사를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인민망]

중국 인민일보는 15일 중국 공안이 대규모 실전 훈련을 벌이는 영상을 공개했다. 중국 당국이 언제든 홍콩 사태에 개입할 준비가 돼 있다는 의사를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인민망]

페이스북도 트위터로부터 정보를 받아 7개 페이지, 3개 그룹, 5개 계정을 삭제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들의 게시물에는 시위대를 바퀴벌레로 묘사하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

중국 정부와 연계됐다고 의심되는 계정들은 홍콩 시위대를 홍콩 시민 다수를 대표할 자격이 없는 범죄자로 묘사하고 있다. CNBC에 따르면 약 1만5500개의 계정이 현재 정지된 해당 페이지 중 최소 1개를 팔로우하고 있다. 2200개 계정은 최소 1개 그룹에 가입했다.

홍콩 빅토리아 공원 집회에서 나온 사람들이 도로를 통해 가두 행진을 하고 있다. 폭우가 쏟아져 모두 우산을 썼다. [중앙포토]

홍콩 빅토리아 공원 집회에서 나온 사람들이 도로를 통해 가두 행진을 하고 있다. 폭우가 쏟아져 모두 우산을 썼다. [중앙포토]

홍콩의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는 11주차에 접어들었다. 18일 빅토리아 공원에서 열린 시위에는 총 170만 명이 참가했다.

송환법은 중국 등 홍콩과 범죄인 인도 조약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에 범죄인을 인도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법이 시행되면 반체제 인사나 민주화 운동가가 중국으로 보내질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현재 송환법 반대 시위는 캐리 람 행정장관 사퇴, 송환법 완전 폐기, 행정장관 직선제 등 전반적인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위로 번지고 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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