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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쿡 “애플, 관세 안 내는 삼성과 경쟁 힘들다” 트럼프에 호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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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팀 쿡

팀 쿡

애플의 팀 쿡(사진) 최고경영자(CEO)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삼성전자와 경쟁 중인 자신들의 처지를 비교하면서 미국의 대(對) 중국 관세 부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고 미 CNBC 방송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저녁식사 대화내용 공개 #휴대폰 대중국 관세 잠정 연기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여름휴가 기간인 지난 16일 쿡 CEO와 저녁 식사를 함께 하면서 나눈 얘기를 전했다. 그는 “쿡이 호소한 것 중 하나는 (애플의) 넘버원 경쟁자인 삼성은 한국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에 (수출할 때) 관세를 내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애플로서는 관세를 내지 않는 아주 좋은 회사와 경쟁하면서 관세를 내는 게 힘든 일”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3일 당초 9월 1일부터 부과하려던 3000억 달러 규모의 대중국 추가 관세(10%) 중 휴대폰과 노트북 등 총 1560억 달러 규모의 특정 품목에 대해선 12월 15일까지 부과를 연기했다. 에어팟과 애플 워치 등은 연기 품목에도 해당하지 않아 당장 9월부터 추가관세를 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얼마 전 까지 추가 관세를 면제해 달라는 애플의 요청을 거절했다. 그는 지난달 26일엔 트위터로 “애플은 중국에서 만들어진 ‘맥 프로’의 부품들에 대해 관세 면제 또는 경감을 받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에서 부품을 만들어라. (그러면) 관세가 없다”고 말했다. 그런데 한 달도 안 돼 입장을 바꿔 쿡 CEO의 호소에 동조하는 입장을 내놓은 것이다.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애플의 경쟁회사인 삼성전자의 대미 수출 문턱을 높이는 방안을 꺼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쿡 CEO의 발언을 전하는 방식이긴 했지만 삼성전자가 관세 문제에서 유리하다는 점을 직접 거론했기 때문이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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