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싱크탱크 "한·일 갈등 승자는 중국·북한…미국 중재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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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6월 28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환영식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인사를 나눈 뒤 이동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6월 28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환영식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인사를 나눈 뒤 이동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일본이 한국을 수출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며 한·일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는 가운데 미국 정책연구 전문기관에서 미 정부에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미국의 이익은 물론 동북아시아 '안보동맹'과 북한 비핵화를 위해 한·일 관계가 더 이상 악화해서는 안 된다는 분석에서다.

미 안보 전문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 #"북 비핵화 위해선 '한·일 관계 안정' 필수" #"미국이 한·미·일 협상 테이블 마련해야"

미국의 안보 전문 정책 연구기관인 애틀란틱카운슬은 2일(현지시간) '한·일 관계의 교착상태를 풀기 위한 방안'이라는 보고서를 내고 미 정부에 단기·중기·장기 로드맵을 제시했다. 현 상태에서 관계악화가 심화하는 것을 막고, 공통의 관심사에 대한 회담을 열어 궁극적으로 역사적 갈등에서 촉발된 지금과 비슷한 유형의 한·일 갈등이 재발하지 않도록 중재해야 한다는 제안이다.

애틀랜틱카운슬은 보고서에서 "미국은 장기간 분쟁의 승자는 중국, 북한이 될 것이라는 점을 일본과 한국에 환기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동북아 안보에 한·미·일 공조가 필수적인 만큼 미국이 한·일 갈등 해소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주장에서다.

또 보고서는 미 정부가 취해야 할 단기적 행동으로 "한국과 일본이 다른 조치를 취해 지금보다 상황을 악화시키지 않고 '현상유지'에 합의하도록 중재에 나서 두 나라가 합의하는 데 필요한 시간을 벌게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애틀랜틱카운슬은 중기적 로드맵으로 한·미·일 공통의 관심사인 인도·태평양 전략과 북한 비핵화 등에 대한 3자 회담을 열 것도 제시했다. 보고서는 "미국은 3자 회담을 에너지, 인프라, 디지털 분야에서 3국의 협력을 끌어내는 계기로 활용해야 한다"고 썼다.

또 보고서는 미국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한국과 일본이 앞으로 이러한 비슷한 성격의 갈등을 반복하지 않도록 중재해야 한다고 미 정부에 제안했다.

애틀랜틱카운슬은 "첫째로 미국은 한·일 간 역사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재발을 막기 위해 대화를 촉진하는 기관을 만드는 하향식 접근법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또 민주주의 국가로서의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고 긴장을 완화할 수 있도록 정치, 비즈니스, 미디어 분야 차세대 지도자를 양산하는 대규모 청소년 교류 기관을 설립하는 상향식 접근법도 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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