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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시장 일본라면 독주 막는다”…신라면건면 미국 수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2월 초 출시된 신라면 건면은 7월 말 현재 누적 판매량 3200만 개를 돌파하는 등 국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월 초 출시된 신라면 건면은 7월 말 현재 누적 판매량 3200만 개를 돌파하는 등 국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연합뉴스]

농심 ‘신라면 건면’이 미국 수출길에 오른다. 미국 라면시장에서 70%가 넘는 점유율을 기록하는 일본 제품과의 승부를 위해서다.
농심은 신라면 건면 미국 수출을 위해 제품 5만 박스(160만개) 선적을 준비 중이라고 30일 밝혔다.

농심은 이르면 오는 9월부터 미국 서부 및 동부 대도시를 시작으로 연말까지 미국 전역에 판매망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농심은 미국 수출을 시작으로 올해 일본과 중국, 동남아시아 지역 등으로 신라면 건면 수출 지역을 확대할 예정이다.

면을 튀기지 않고 말린 신라면 건면은 지난 2월 초 출시됐다. 이 제품은 맛과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자의 취향을  고려해 칼로리는 낮추고 품질을 높여 인기를 끌고 있다. 신라면 건면의 칼로리는 일반 라면의 약 70% 수준인 350Kcal이다. 7월 말 현재 누적 판매량 3200만 개를 돌파하는 등 국내에서 인기를 끌었다. 수출은 출시 6개월 만에 이뤄졌다.

농심이 신라면 건면의 첫 수출지로 미국 시장을 택한 것은 저가제품 위주인 일본 라면을 추격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일본 라면에 비해 맛이나 품질에서 앞서는 신라면, 신라면 블랙, 신라면 건면 3총사를 앞세워 일본 라면의 독주를 막겠다는 것이다.

미국 라면시장은 연간 12억 달러(약 1조 4193억원) 규모다. 현재 이 시장은 ‘마루찬’으로 대표되는 일본의 동양수산(점유율 46%)과 ‘컵누들’ 브랜드를 가진 일청식품(30%)이 1위와 2위에 올라 있다. 농심은 15%로 3위다. 10년 전 2%에 불과했던 농심 점유율은 꾸준히 상승하면서 일본 기업을 따라잡고 있다.

지난해 농심의 미국사업실적은 전년 대비 12% 성장한 2억 2500만 달러(약 2661억원)를 기록했다. 월마트나 코스트코와 같은 대형 유통사를 중심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이면서 사상 처음으로 미국 내 주류시장(메인스트림) 매출이 아시안 시장을 앞질렀다.

신동엽 농심 미국법인장은 “미국뿐만 아니라 캐나다, 남미까지 다양한 고객층이 농심 제품을 찾고 있다”며 “농심의 제품력과 체계적인 생산-유통 시스템을 바탕으로 수년 내 일본을 넘어 미국시장 1위에 올라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신라면 건면 광고 장면 [유튜브 캡쳐]

신라면 건면 광고 장면 [유튜브 캡쳐]

농심은 미국 시장에서 신라면 건면의 성공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미국에서도 웰빙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관련 식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고, 메인스트림에서 농심과 신라면 브랜드 위상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신라면은 미국 월마트 4000여개 전 점포에 입점해 판매될 정도로 K 푸드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했다.

농심 관계자는 “미국 교포 시장을 비롯해 월마트나 코스트코 등 주류 시장에 신라면 건면 입점을 서두를 계획”이라며 “신라면의 진화를 표방한 신라면 건면은 향후 해외시장에서 농심의 전략제품이 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농심은 1971년 소고기 라면을 미국에 처음 수출하면서 해외사업을 시작했다. 농심의 미국 수출실적은 1988년 200만 달러에서 95년 1650만 달러, 98년 2500만 달러로 고속 성장했다.

곽재민 기자 jmkwa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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