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벤투스 감독의 황당한 해명 “호날두 결장, 25일에 결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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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K리그와 친선경기에서 줄곧 벤치만 지키다 물러나 물의를 빚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연합뉴스]

팀 K리그와 친선경기에서 줄곧 벤치만 지키다 물러나 물의를 빚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연합뉴스]

마우리치오 사리 유벤투스(이탈리아) 감독이 간판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결장 이유에 대해 컨디션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중국 난징에 머물던 25일에 이미 호날두가 경기에 나서지 않는 것으로 결론이 내려졌다는 내부 사정도 함께 밝혔다.

사리 감독은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선발팀 ‘팀 K리그’와 친선경기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호날두는 원래 팀 K리그와 경기에 뛸 예정이었지만, 컨디션이 나쁠 뿐만 아니라 근육 상태가 좋지 않다는 판단에 따라 뛰지 않는 것으로 결정했다. 감독과 구단 관계자, 선수가 함께 내린 결정”이라고 말했다.

호날두와 관련해 유벤투스는 당초 이번 경기에 45분 이상 뛰는 옵션을 계약서에 포함시킨 것으로 알려졌지만, 호날두는 팀 K리그와 경기에 90분 내내 벤치만 지켰다. 경기에 앞서 숙소인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릴 예정이던 팬 미팅 및 사인회 행사도 컨디션 조절을 이유로 취소했다.

사리 감독은 “호날두의 출전 여부에 대해 (난징에 머물던) 어젯밤부터 고민했다. 안 뛰는 쪽으로 내부 결론이 내려졌다”면서 “지난 일주일간 아시아 투어를 진행하며 덥고 습도 높은 환경에서 경기에 나서다보니 컨디션이 나빠졌다. 호날두 뿐만 아니라 많은 선수들이 비슷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사리 감독은 “난징에서 장시간 여정을 거쳐 한국의 숙소에 도착했을 때 오후 5시15분이었다”면서 “숙소에서 경기장까지 40분이면 이동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실제로는 시간이 배 이상 걸렸다”고 했다.

경기에 뛰지 않는 호날두가 팬 사인회마저 취소한 이유에 대해서는 “나는 사인회 일정이 잡혀 있는 줄 몰랐다. 그 일정은 나와 논의한 것이 아니었다”며 발뺌했다. ‘친선경기 계약서에 호날두가 45분 이상 뛰기로 한 옵션이 포함된 게 맞느냐’는 질문에는 답변을 거부한 채 서둘러 기자회견장을 빠져나갔다.

팀 K리그와 친선경기를 앞두고 가장 기대를 모은 호날두가 그라운드에 나서지 않으면서 관중석을 가득 채운 6만5000여 팬들은 큰 실망감을 드러냈다. 전반에 “호날두”를 연호하며 출전을 독려하던 팬들은 후반에는 호날두가 전광판 화면에 잡힐 때마다 야유를 보냈다. 경기 막판에는 호날두의 라이벌인 리오넬 메시의 이름이 경기장 관중석에 울려 펴지기도 했다.

하지만 유벤투스 구단 내부적으로는 이미 호날두의 결장이 정해져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호날두 무조건 출전’을 내세우며 티켓 판매와 홍보에 열을 올린 경기 주최사 ‘더 페스타’와 프로축구연맹이 함께 해명해야 할 부분이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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