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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인인사이트] 모빌리티의 뜨거운 논란, 우리를 어디로 데려갈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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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역할은 데이터를 지키는 것입니다. 데이터를 지키기 위해서는 플랫폼 기업들을 수호해야 합니다. 이러한 거시적 관점에서 모빌리티를 바라봐야 합니다. 구글과 우버와 맞서서 우리의 데이터를 지켜줄 기업이 필요한지, 그 기업들이 실험하고 협력하고 상생할 수 있게 만드는 규제란 무엇인지 진지하게 검토해야 할 시점에 와 있습니다.

_구태언 린, TEK&LAW 변호사, 폴인 스토리북 <모빌리티의 미래-한국의 모빌리티 강자들> 중에서

[폴인을 읽다] 모빌리티와 우리의 미래

영화 <인셉션>의 배경이자 에펠탑 포토존으로 유명한 ‘비르케임’ 다리에 방치된 전동 킥보드가 너질러져 있다. [사진 이두형]

영화 <인셉션>의 배경이자 에펠탑 포토존으로 유명한 ‘비르케임’ 다리에 방치된 전동 킥보드가 너질러져 있다. [사진 이두형]

제가 살고 있는 파리에서는 최근 시장이 직접 나서서 전동 킥보드 규제 강화에 대한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파리의 길거리 구석구석마다 대여용 전동킥보드가 마련돼 있습니다. 가격이 아주 저렴하지는 않지만 시간과 주차 걱정 없이 어디든 갈 수 있습니다. 서울시민들이 출퇴근을 위해 ‘따릉이’를 이용하는 것처럼 여행객뿐 아니라 파리 시민들 역시 종종 전동 킥보드를 이용하죠.

하지만 전동 킥보드가 골치거리가 되기도 합니다. 인도 위를 달리는 것은 물론 길 한가운데 여기저기 아무렇지 않게 방치돼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정작 시민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안전사고도 잇따르자 파리시가 규제 강화에 나선 겁니다. 사람이 다니는 길에서 주행할 경우 벌금을 매기는 등 조치를 취한다고 합니다.

한국 역시 그 어느 때보다 개인의 이동, 다른 말로 표현하면 모빌리티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습니다. 차량 공유 서비스 ‘우버’에서부터 ‘카카오 카풀’, 오늘날에는 ‘타다’까지, 개인의 이동을 둘러싸고 각각의 이해관계가 얽혀있죠. 지자체는 물론 정부에서 나서 각종 제도를 도입하고 서로 간의 중재를 도모하지만 그 어느 쪽도 만족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많은 전문가는 입을 모아 말합니다. 이와 같은 개인 이동 서비스는 새로운 시장으로 급성장할 것이라고 말이죠.

모빌리티 관련 서비스는 저마다 이해관계가 얽히면서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사진은 타다. [중앙포토]

모빌리티 관련 서비스는 저마다 이해관계가 얽히면서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사진은 타다. [중앙포토]

모빌리티 서비스가 사회이슈로 부각한다는 것 자체가 이 시장의 가능성을 방증합니다.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각종 서비스가 등장하며, 이에 따른 반작용으로 택시와 같은 기존 이해관계자들이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폴인 스토리북 <모빌리티의 미래-한국의 모빌리티 강자들>엔 현장에서 앞서 고민해온 전문가들의 인사이트가 담겨 있습니다. 먼저 박태희 중앙일보 IT 기자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사업자는 효율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되며 이는 자동차 설계와 판매에도 영향을 미친다”며 “자동차와 같은 도로기반 운송수단은 물론, 초단거리와 중장거리 운송수단이 상호 통합되는 모습을 목격하게 된다”고 말합니다. 즉, 시대의 변화에 따라 이동의 모습 역시 달라질 것이라는 거죠.

박 기자는 소프트뱅크의 투자에 주목합니다. 소프트뱅크는 우버뿐 아니라 중국의 ‘디디추싱’, 싱가포르의 ‘그랩’ 같이 소비자를 원하는 목적지로 이동하는 데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에 공격적인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각 나라의 차량 공유 서비스 1위 기업에 투자해 전세계 모빌리티 시장을 쥐락펴락하려 한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완성차 제조업체도 변화를 꾀합니다. 세계 최초로 내연기관차를 만드는 메르세데스벤츠는 2039년부터 내연기관 생산을 중단한다고 선언했습니다. 현대자동차 또한 모빌리티 스타트업에 전략적으로 투자하고 있죠. 이뿐 아니라 IT업체인 구글은 현재 세계 자율주행차 시장을 선도하다시피 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대표적인 통신사인 SK텔레콤 역시 이 시장에서 미래 먹거리를 찾고 있습니다. 장유성 SK텔레콤 모빌리티사업단장은 “자율주행차를 보면 아무 이슈 없이 운행하다가 갑자기 사고가 나기도 하는데 사고가 나는 경위를 사람은 모른다”라며 “이 모든 걸 데이터로 커버해야 하기 때문에 통신사 입장에서는 정말 큰 시장이 열리는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폴인(fol:in) 웹사이트에서 읽을 수 있는 스토리북 <모빌리티의 미래: 한국의 모빌리티 강자들>의 표지. [사진 폴인]

폴인(fol:in) 웹사이트에서 읽을 수 있는 스토리북 <모빌리티의 미래: 한국의 모빌리티 강자들>의 표지. [사진 폴인]

모든 산업이 그렇지만 모빌리티 시장의 급격한 변화가 중요한 이유는 바로 우리의 삶과 이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우리의 삶은 이동을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직장을 가야 하고 시장에서 장을 보기도 해야 하지요. 친구와 가족들을 만나는 기본적인 인간관계를 위해서도 움직여야 합니다.

이동의 환경과 조건이 꿈틀거리고 있습니다. 택시 운전기사뿐 아니라 새로운 스타트업과 굴지의 글로벌 기업들이 분야를 가리지 않고 뛰어들고 있습니다. 이동 서비스를 누리는 것은 물론 우리 이동 경로의 모든 게 데이터화되고 있습니다. 우리 인생의 모든 경로가 그대로 기록되고 저장되는 시대인 것이죠. 이제 막 문이 열린 새로운 시장은 규제 혁파는 물론 우리 인생의 ‘커밍아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우리의 논의는 어디까지 왔을까요.

이두형 객원에디터 folin@foli.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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