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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江南人流] 루이 비통, 예술가와 손 잡다…LA ‘X 전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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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면

루이비통과 제프 쿤스의 마스터스 컬렉션 키폴 - 다빈치의 모나리자_2017

루이비통과 제프 쿤스의 마스터스 컬렉션 키폴 - 다빈치의 모나리자_2017

제프 쿤스, 쿠사마 야요이, 무라카미 다카시. 이들의 공통점은 유명한 현대 미술작가인 동시에 루이 비통과의 콜라보레이션(collaboration·협업)을 통해 시대의 아이콘 백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지난 6월 28일 LA에서 오픈한 ‘루이 비통 X 전시’는 160년 동안 다양한 아티스트와 협업했던 역사를 한눈에 감상할 수 있는 자리였다. 이날 6인의 아티스트와 협업해 6개의 스타일로 재탄생한 ‘아티카퓌신’ 백도 처음 공개됐다.
LA=서정민 기자 meantree@joongang.co.kr 사진=루이 비통

LA에서 열린 '루이 비통 X 전시' 건축물 외관.

LA에서 열린 '루이 비통 X 전시' 건축물 외관.

지난 6월 말 LA 비버리 힐즈 거리에 흰색 기둥을 중심으로 핫 핑크, 오렌지 등의 트로피컬 컬러로 벽을 칠한 2층짜리 건물 하나가 등장했다. 루이 비통의 상징인 모노그램이 풍선처럼 엠보싱 처리된 입구에는 ‘루이 비통 X(LOUIS VUITTON X)’라고만 적혀 있었다. 여기서 X는 콜라보레이션을 뜻하는 약자다.
1854년 창립된 이래 우아하고 실용적이면서도 창의적인 여행 가방·핸드백·액세서리를 창조해온 루이 비통. 그 역사 속 한편에는 수많은 아티스트들과의 협업 스토리가 쌓여 있다. 건축가·화가·조각가·사진가 등 다양한 분야의 아티스트와 함께 디자인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예술·혁신·스타일을 결합한 새로운 결과물을 창조해온 것. ‘루이 비통 X 전시’는 바로 이런 협업의 역사를 한 데 모은 자리다.

'루이비통 X' 전시 공간 중 '아트 패션을 만나다' 룸.

'루이비통 X' 전시 공간 중 '아트 패션을 만나다' 룸.

‘아트 패션을 만나다’ ‘장인들의 방’ 등 총 10개의 공간으로 구성된 전시장엔 180여 점이 넘는 루이 비통 아카이브가 전시됐다. 그 중 ‘아이콘의 재해석’ 룸에는 모노그램 캔버스 탄생 100주년인 1996년과 2006년, 2014년 세 차례에 걸쳐 진행된 협업 제품이 전시됐다. 패션 디자이너 칼 러거펠트, 사진가 헬무트 랭, 건축가 자하 하디등 등이 루이 비통의 클래식 백을 새롭게 해석한 작품들이다.

‘모노그램이라는 하얀 도화지’라 이름 붙은 방엔 1888년 탄생한 다미에, 1896년 첫 등장한 모노그램을 주제로 스테판 스프라우스, 쿠사마 야요이, 무라카미 다카시, 제프 쿤스 등 현대 미술작가들과 협업해온 20년의 결과물이 전시됐다. 특히 이 방은 각각의 가방 뒤로 각기 다른 디지털 아트 영상이 흘러나오면서 닮은 듯 다른 느낌을 오케스트라처럼 변주한 디스플레이가 매력적이었다.

LA에서 오픈한 ‘루이 비통 X 전시’ 중 ‘모노그램이라는 하얀 도화지’ 공간. 9개의 가방과 디지털 영상이 매력적인 디스플레이를 선보였다.

LA에서 오픈한 ‘루이 비통 X 전시’ 중 ‘모노그램이라는 하얀 도화지’ 공간. 9개의 가방과 디지털 영상이 매력적인 디스플레이를 선보였다.

‘실크 위에 펼쳐지는 아트’와 ‘아트, 패션을 만나다’ 룸에선 아티스트와의 협업 결과물로 스카프와 패션 의상들을 전시했다. ‘메종의 탄생: 모더니티의 전통’ 룸에선 20세기 초 제작된 특별 주문 트렁크를 비롯해 브랜드 창립자 루이 비통의 손자인 가스통 루이 비통이 의뢰하고 디자인한 아름다운 아르데코 스타일의 향수병과 쇼윈도 디스플레이도 볼 수 있다.

 ‘실크 위에 펼쳐지는 아트’ 공간에는 다양한 스카프 협업 작품이 전시됐다.

‘실크 위에 펼쳐지는 아트’ 공간에는 다양한 스카프 협업 작품이 전시됐다.

10번째 공간 ‘아티카퓌신: 뉴 클래식에 투영된 여섯 가지의 비전’은 이번 전시의 백미. 샘 폴스, 우르스 피셔, 니콜라스 로보, 알렉스 이스라엘, 샤발랄라 셀프, 조나스 우드 등 6인의 현대미술작가가 2013년 출시된 뉴 클래식 백 ‘카퓌신’을 6개의 스타일로 재해석한 한정판 에디션이 전시됐다.
작가마다 고유한 표현방법이 있고, 창의적인 상상력 또한 달라서 6개의 아티카퓌신은 전혀 다른 분위기로 재탄생했다. 알렉스 이스라엘은 정교한 염색기법과 바느질로 특유의 강렬한 컬러 웨이브를 더했다. 백 밖으로 삐져나온 푸른 색 손잡이 두 개에는 탈부착이 가능한 거울과 빗이 달렸다. 조나스 우드는 무두질을 거칠게 한 가죽으로 겉피를 만든 다음 가방 표면에 직접 꿰매는 기법을 보여줬다. 니콜라스 로보는 세밀한 레이스와 가죽 패턴 스티칭으로 서서히 피어나는 꽃 모양을 입체적으로 표현했다. 샘 폴스는 몽환적인 그림과 자개로 조각한 LV 로고를 이용했다. 샤발랄라 셀프는 가죽 패치를 이용해 LV 로고를 작은 요소로 해체하고 벽돌처럼 쌓아 새로운 형태를 완성시켰다.

루이비통 X 알렉스 이스라엘

루이비통 X 알렉스 이스라엘

루이비통 X 조나스 우드

루이비통 X 조나스 우드

루이비통 X 니콜라스 로보

루이비통 X 니콜라스 로보

루이비통 X 샘 폴스

루이비통 X 샘 폴스

루이비통 X 샤발랄라 우드

루이비통 X 샤발랄라 우드

우르스 피셔의 디자인은 전시 관람객들로부터 가장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가방 바닥에 사과·바나나 장식을 각각 걸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다. 그는 “스니커즈·타이어처럼 사람이 만들어내는 물건과 대비되는, 자연이 빚어낸 아름다운 물건들을 가방에 달고 싶었다”며 “그 자체로 가장 완벽한 형태를 가진 과일·채소·달걀을 고형물로 만들어 사람들이 계속 만지고 싶어지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번에 제작된 아튀카퓌신은 각 디자인마다 1~300까지 고유숫자를 매겨 한정 판매한다. LA에서 오픈한 ‘루이 비통 X 전시’는 9월 15일까지 진행된다.

루이 비통 X 스테 판 스프라우스

루이 비통 X 스테 판 스프라우스

 루이 비통 X 슈프림

루이 비통 X 슈프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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