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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 세상, 해답은 사랑에 있죠”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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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서울 올림픽공원 88잔디마당에서 한국 관객들과 만난 제이슨 므라즈는 ’앞으로도 친환경적인 장소에서 공연하고 싶다“며 ’집 뒤뜰에서 공연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사진 워너뮤직코리아]

서울 올림픽공원 88잔디마당에서 한국 관객들과 만난 제이슨 므라즈는 ’앞으로도 친환경적인 장소에서 공연하고 싶다“며 ’집 뒤뜰에서 공연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사진 워너뮤직코리아]

“미국은 지난 2016년 대선 이후 혼돈(chaos)에 빠졌어요. 거의 모든 집단이 소외감을 느끼고 있죠. 두려움이나 차별을 방관하기보다는  문제가 무엇이든 간에 여전히 해답은 사랑에서 찾았으면 좋겠어요. 그게 제가 ‘러브 이즈 스틸 디 앤서(Love Is Still The Answer)’라는 노래를 만든 이유입니다.”

5년 만에 내한한 제이슨 므라즈 #“음악으로 기쁨·지혜 나누겠다”

24일 서울 삼성동에서 만난 미국 싱어송라이터 제이슨 므라즈(42)는 의외의 답을 내놓았다. 지난해 8월 4년 만에 발매한 6집 ‘노우(Know.)’에 수록된 10곡 모두 사랑 노래인 줄로만 알았건만 거창한 메시지가 숨어있던 셈이다. 2002년 데뷔 이후 ‘아임 유어스(I’m Yours)’ ‘럭키(Lucky)’ 등 꾸준히 사랑과 평화를 노래해온 그의 이력을 떠올려 보면 가히 사랑꾼다운 대답이기도 했다.

6집 발매 기념 월드투어로 24일 서울에 이어 26일 부산을 찾는 그는 한국과도 인연이 깊다. 2006년 인천 펜타포트 록페스티벌로 첫 내한 이후 이번이 여덟 번째. 지난 2012년에는 부산·남이섬 무대에 섰고, 2014년에는 대전·대구에서 단독 공연을 했을 정도로 국내 팬층이 두껍다. 5년 만에 내한한 그는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관객들과 만날 수 있다는 것은 큰 축복”이라며 “한국 관객의 함성과 떼창이 가장 우렁차고 열정적인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2015년 10월 셰프인 크리스티나 카라노와 결혼한 그는 샌디에이고에서 함께 아보카도·커피 등을 경작하는 농부이기도 하다. 그는 “2004년 농장을 매입한 이후 자연에 대한 책임감이 더 커졌다”며 “결혼 전까지 적자였는데 올해 드디어 흑자를 낼 수 있을 것 같다”며 웃었다. 아내를 위해 만든 곡 ‘마이트 애즈 웰 댄스(Might As Well Dance)’ 뮤직비디오에는 결혼식 영상과 농장에서 일상 등이 담겨 있다. 그는 ‘재배(cultivate)’ ‘수확(harvest)’ 같은 농사 용어를 종종 사용했다. “저는 제가 가수로서 해야 할 역할이 노래로 사랑을 전달하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어디선가 기쁨과 지혜를 수확했다면 그것을 음악으로 만들어서 다른 곳에 심고 재배해 나가는 거죠. 더 많은 사람과 함께 나눌수록 그 사랑도 더 커지잖아요.”

6집의 첫 단추를 끼우게 도와준 ‘해브 잇 올(Have It All)’이 대표적인 예. 2012년 미얀마 여행 중 들은 인사말 ‘타시 텔레(Tashi delek)’에서 영감을 얻었다. “짧은 두 단어에 당신의 성공과 순조로운 항해를 비는 의미가 담겨 있다는 것에 감명받았다”며 “이번 방한 기간에도 새로운 한국어를 발견할 수 있도록 귀와 마음을 활짝 열어야겠다”고 말했다.

“어릴 적부터 질문이 많은 편이었어요. 나는 누군가, 어디로 가는가, 삶이란 무엇인가 등등. ‘노우’는 스스로를 알아가는 과정을 담은 앨범이에요. 스스로에 대한 사랑도, 아내와 가족들에 대한 사랑도 많은 영감을 줬고요. 관객 여러분들도 제 음악을 들으면서 본인만의 답을 찾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노래하는 저도, 듣는 관객들도 예전보단 나이가 들어서 좀 더 차분해졌을지도 모르지만 또 다른 방식으로 음악을 즐길 수 있는 것처럼요.”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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