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여행불매에 타격 …사가현 "韓항공편 감소해 어려운 상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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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가TV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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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여행으로까지 번지면서 일본 지방도시를 중심으로 관광업계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아사히신문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규슈 사가현의 야마구치 요시노리(山口祥義) 지사는 지난 19일 기자회견에서 최근 한일관계 악화 이후 사가공항을 오가는 한국 노선에 대해 "한국 항공편 감소가 큰 문제가 되고 있는데, 솔직히 지금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야마구치 지사는 한국의 저가항공사(LCC)인 티웨이항공이 사가공항에 정기 운항하는 노선 2개(서울편·부산편)의 운항 감소 및 중단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하면서 "결정하는 것은 상대편이지만, 교섭을 통해 피해를 최소화할 것"이라고 했다.

사가공항이 운영하는 해외 노선은 현재 서울과 부산, 중국 상하이, 대만 타이베이 등 4개 노선이다. 이 가운데 서울편은 2018년도 탑승자가 12만 5104명으로, 사가공항의 해외 노선의 50% 이상을 차지한다. 지난해 12월 취항한 부산편도 포함해 한국편 탑승자의 90%는 한국인 승객으로 집계됐다.

[사가TV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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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4~6월 서울편의 평균 탑승률은 70.6%로, 전년도 평균 탑승률보다 8% 하락했다. 일본의 수출규제가 시작된 7월에는 더 낮은 수치가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사가공항 관계자는 "한국경제 침체로 이용자가 주춤하던 차에 이번 일(수출규제)이 터졌다"며 "티웨이항공 측은 일본 전체 노선을 재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사가현 노선 축소도 선택지에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사가현 숙박업계도 타격을 받고 있다. 사가현 관광과 담당자는 "7월 들어 한국인 단체손님의 취소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며 "지금까지 (한일 간) 감정적 대립으로 일시적으로 수요가 침체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이번에는 삼성 관련 기업 등 한국 경제에 영향이 커서 그런지 분위기가 좀 다르다"고 했다.

앞서 장정욱 일본 마쓰야마대 교수는 지난 15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오사카나 도쿄 등 큰 도시는 다른 나라 관광객도 많기 때문에 금방 피해가 나타나지 않는데, 지방 중소도시에는 한국인 관광객들이 30% 정도 차지한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중소도시는 상인이나 숙박업 등 지역 경제에 바로 피해가 느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권혜림 기자 kwon.hyer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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