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오른 국제생화학 학술대회|생명의 신비 찾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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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노벨상수상자 3명을 포함한 세계적 생화학자들이 대거 내한, 생명의 비밀을 풀어가고 있다.
국내 최대의 생명과학분야 국제학술대회가 될 아세아·오세아니아 생화학회(FAOB)가 13∼18일 서울 힐튼호텔에서 열리고 있다.
이번 학회에는 국내외38개국 1천3백15명(공산권학자 59명 포함)의 학자들이 참석해 총7백16편의 논문을 발표하게 돼 생명과학 종사자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특히 3명의 노벨상수상자들(콘버그박사·볼티모박사·아버박사)이 공동기자회견을 가져 주목을 끌었다.
유전·바이러스·세포 연구의 개척자인 미국의 아서 콘버그교수(71·스탠퍼드대)는 지난 59년 생명체의 유전정보를 가진 DNA의 합성효소를 최초로 발견한 공로로 노벨의학상을 수상했다.
콘버그 교수는 이번 학회를 통해 생명체가 자손을 번식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DNA복제 메커니즘에 관한 최근 정보를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의 데이비드 볼티모교수(51·MIT대)는 바이러스가 암의 원인이 될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내 75년 노벨의학상을 받았다.
볼티모 교수가 이번 발표할 내용은 생명현상의 조절기능에 관한 연구. 즉 고등생물에는 여러 종류의 세포가 있는데 이들 세포들이 적절히 활성·억제되면서 자신의 역할을 수행해야만 생명현상이 유지된다는것이다. 볼티모 교수는 이런 생명조절기능이 여러 단백질들의 상호반응에 기초한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78년 유전공학연구의 핵심이 되는 제한효소를 발견한 공로로 역시 노벨의학상을 받은 스위스의 베르너 아버교수(60·바젤대)는 이번 학회에서 분자생물학 측면으로 미생물의 적응·진화과정을 밝혀보겠다고 말했다.
제한효소란 유기체의 유전요소인 유전자(DNA)를 제한된 조각으로 절단·변형시켜 새로운 생명현상을 창조해낼수 있는 화학적 수단으로, 아버의 제한효소발견은 현재와 같은 유전공학발천을 가능케 했다.
3명의 노벨수상자외에 단백질공학의 세계적 권위자인 영국 토머스 블런델교수(버벡대)도 내한했다.
블런델교수는 14일 오전발표에서 엑스선회절방법에 의해 AIDS바이러스가 내뿜는 단백질 가수분해효소의 3차원 구조를 규명했다고 밝히고 이를통해 AIDS바이러스를 억제할수 있는 신약을 셜계했다고 말했다.
그밖에 재미과학자인 김성활 박사(51·캘리포니아대)도 참석, 암발현과 관계깊은 ras단백질의 구조·기능에 대해 발표한다.
대회 사무총장인 서울대 양철학교수(화학)는 『이번 회의에 참석한 학자들은 거의 생화학분야의 세계적 권위자』라고 밝히고 『최신정보의 교환을 통해 국내 생화학발전에 큰도움을 줄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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