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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정경두 국방장관 해임건의안 15일 제출 …민주당 “수용불가”

중앙일보

입력

정경두 국방부 장관(왼쪽)과 박한기 합참의장이 지난 3일 국회 국방위에 참석해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연합뉴스]

정경두 국방부 장관(왼쪽)과 박한기 합참의장이 지난 3일 국회 국방위에 참석해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이 정경두 국방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15일 제출하기로 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14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일 오전에 정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제출할 것”이라며 “국가안보 해체와 군 기강 문란이 주요 축이고 정 장관의 안보관도 해임건의 사유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나 원내대표는 북한 목선 삼척항 입항 사건, 해군 제2함대 허위자백 사건 등을 들어 “국방부 장관이 져야 할 책임에 대해 인사권자인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설명하고 정 장관 거취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밝히라”고 거듭 촉구했다.

정양석 원내수석부대표도 “국방에 큰 구멍이 생겨 국민들이 불안해 할 경우, 국방부 장관이 말로만 사과할 게 아니다. 대통령이 국방부 장관을 교체해야 하는 것”이라며 “국민 앞에 책임지는 것은 인사 조처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운데)가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운데)가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정 장관의 해임건의안 제출을 둘러싸고  여야의 힘겨루기도 다시 고조되고 있다. 국회법에 따르면 해임건의안은 본회의에 보고된 때부터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표결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이 때문에 정 장관의 해임건의안을 표결하려면 이 기간 내 최소 두 번의 본회의를 열어야 한다. 이 때문에 한국당에서는 이틀 이상 본회의를 열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더불어민주당에서는 하루만 열자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대해 나 원내대표는 “여야 협상에서 본회의는 사실상 이틀로 내정됐었다”며 “그런데 인제 와서 여당은 본회의를 하루밖에 하지 못하겠다고 한다. 이는 정 장관을 위해 사실상 ‘방탄 국회’를 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현재 재적 의원 297명 중 한국당은 110명에 불과하다. 하지만 바른미래당(28명)과 민주평화당(14명) 등에서도 동조자가 나온다면 문재인 정부로선 자칫 장관 해임건의안을 받는 처지가 될 수도 있다. 나 의원이 “여당은 국회의 표심이 보이는 것조차도 두려워하고 있다. 국회 본연의 책무를 방기한 채 청와대의 눈치만 보는 것”이라고 꼬집은 배경이다.

한국당 측은 민주당이 19일 하루만 본회의를 열자는 입장을 고수하면 추가경정예산(추경)안과 처리에 협조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나 원내대표는 “(이틀간 본회의를 개의하지 않으면) 사실상 추경 협조는 어렵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 [중앙포토]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 [중앙포토]

반면 민주당 측은 ‘수용 불가’ 입장이다. 정춘숙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14일 “경제원탁토론회만 성사되면 추경처리도 가능하다는 식으로 제안하더니, 이제는 ‘목선 국조와 정경두국방부 장관 해임 건의안’을 추경과 연계시키고 있다. 국민의 어려움은 안중에도 없이 자당의 이해관계만 따지는 구태정치의 전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방부가 경계 실패를 인정했고 정경두 장관이 사과했다. 한국당은 정경두 장관 해임안을 수용할 수 없다는 걸 뻔히 알고 있다”며 “한국당의 정략적 요구로 추경의 ‘골든타임’을 늦춰지고 있고, 피해는 온전히 국민이 떠안고 있는 답답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또 한국당이 주장한 ‘본회의 이틀 합의’에 대해서도 “무엇을 근거로 하는 말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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