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종교 성지 예루살렘서 '게이 축제'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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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국제 동성애자 단체인 '월드 프라이드' 주최로 지난해 7월 열린 '제1회 예루살렘 게이 페스티벌'.

유대교.기독교.이슬람교의 공동 성지인 예루살렘에서 게이(동성애자)들이 대규모 축제를 연례 행사로 열기로 하자 현지 종교 단체가 크게 반발하고 있다.

국제 게이 단체인 '월드 프라이드'는 8월 6일부터 일주일간 예루살렘에서 '제2차 예루살렘 게이 페스티벌'을 계획대로 열겠다고 11일 밝혔다. 이 단체는 전 세계에서 50만 명 이상의 동성애자들이 행사에 참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 측 행사 주관자인 '오픈 하우스'는 "성스러운 예루살렘에서 모든 인간이 평등하다는 사실을 재확인할 것"이라고 강조, 3대 종교의 성지인 이곳에서 행사를 여는 취지가 게이 권리를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데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동성애를 인정하지 않는 3대 종교 지도자들은 지난해 행사는 막지 못했지만 올해는 절대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강력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예루살렘 기독교 단체들은 이날 성명을 내고 이번 행사에 대해 "종교를 모욕하기 위해 계획된 행동"이라고 비난했다. 이슬람 종교성의 아드난 후세이니 장관은 "우리는 현재 어려운 삶을 살고 있다"며 "이러한 행사는 우리 삶에 전혀 필요 없다"고 말했다.

유대교의 슐로모 아마르 최고 라비(율법사)는 행사 개최를 막기 위해 베네딕토 16세 교황에게 협조 편지를 보냈다. 교황은 이미 이번 행사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카이로=서정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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