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석방 호주 유학생 "난 간첩아냐…여전히 북한에 큰 관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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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억류됐다 석방된 알렉 시글리가 지난 4일 베이징 공항에 나타난 모습. [AP=연합뉴스]

북한에 억류됐다 석방된 알렉 시글리가 지난 4일 베이징 공항에 나타난 모습. [AP=연합뉴스]

최근 북한에 억류됐다 풀려난 호주 유학생 알렉 시글리(29)가 자신에 대해 '반공화국 모략선전행위를 하다가 현행으로 단속됐다'고 밝힌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의 보도를 반박했다.

시글리는 9일 자신의 트위터에 "내가 간첩행위를 했다는 (북한의) 주장은 분명한 거짓"이라며 "내가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NK뉴스에 건넨 자료들은 이미 블로그에 공개적으로 게시된 내용"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나는 여전히 북한에 큰 관심이 있고 북한과 관련한 학술연구와 작업을 하고 싶다"며 "그러나 단기적으로 봤을 때 현재는 북한을 다시 방문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내 마음 속 아주 특별한 장소로 남은 평양의 거리를 다시는 걸을 수 없게 됐고, 가깝게 지내온 나의 선생님들과 여행 업계 파트너들도 다시는 볼 수 없을 것"이라며 "하지만 그것이 인생"이라고 적었다.

[트위터 캡처]

[트위터 캡처]

그는 글에서 김일성종합대학에서 석사 학위를 받지 못한 점에 대해 아쉬움을 내비쳤으며, 자신이 북한에서 운영하던 '통일려행사'는 추후 공지가 있을 때까지 모든 투어를 취소한다고 전하기도 했다.

시글리는 끝으로 "언론 인터뷰나 기자 회견은 갖지 않을 예정이며, 소셜 미디어상에서의 질문에도 답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앞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6일 시글리에 대해 "'반공화국 모략선전행위'로 단속했다가 사죄를 받고 추방했다"고 보도했다.

중앙통신은 "(시글리가) 반공화국 언론매체들의 사촉(사주) 밑에 유학생 신분을 이용하여 평양 시내의 구석구석을 싸다니면서 시탐의 방법으로 수집분석한 자료와 사진들을 수차례에 걸쳐 넘겨준 사실이 밝혀졌다"고 전했다.

이어 "알렉 시글리는 우리의 내부실태 자료들을 체계적으로 수집, 제공하는 간첩행위를 한 데 대하여 솔직히 인정하고 우리 공화국의 주권을 침해한 데 대하여 사죄하면서 용서해줄 것을 거듭 간청했다"고 했다.

지난해부터 평양 김일성종합대학에서 조선문학 석사과정을 밟아온 시글리는 지난달 25일부터 연락이 두절됐다가 열흘 만인 4일 석방돼 중국 공항에 모습을 드러냈다.

권혜림 기자 kwon.hyer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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