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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사는 60대 "재혼 상대가 타운하우스 거주 원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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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분당에 사는 이 모(63)씨는 식당을 하다 지금은 그만두고 은퇴생활에 들어갔다. 부인과는 10년 전 사별했다. 자녀 2명은 모두 출가해 혼자 생활하고 있다. 생활비는 한 달에 평균 180만원 쓴다. 국민연금은 가입을 안 했고 수입도 없기 때문에 생활비는 은행예금을 헐어 쓰고 있다. 얼마 전 지인이 소개한 여성과 교제 중인데, 재혼할 생각이다. 재혼 상대는 결혼하면 분당의 이 씨 집보다는 타운하우스에서 살기 원한다.

모아 놓은 재산은 4억원의 금융자산을 포함해 9억8000만원 정도다. 혼자 노후를 보내는 데엔 충분한 재산이다. 하지만 재혼하게 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우선 생활비가 250만 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 씨는 보유 자산으로 두 사람의 생활비를 만들 수 없다면 재취업도 생각하고 있다. 타운아파트에 살게 되면 분당 아파트를 처분해야 할지 고민이다. 자산 운용을 어떻게 하면 좋은지 상담을 구했다.

타운하우스, 전세 살아보고 매수 결정해야

A 재혼 상대는 공기 좋고 쾌적한 자연환경과 개별 마당, 전용 테라스, 개인 주차장이 갖춰져 있고 층간 소음 없는 집에서 살기를 원한다. 타운하우스가 바로 그런 곳이다. 타운하우스는 2000년 후반 공급이 늘면서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전용 200~300㎡의 대형 규모와 10억원을 훌쩍 넘는 분양가, 100만원 넘는 관리비 등으로 분양에 실패하는 사례가 많았다. 아파트보다 입지나 환금성이 떨어지고 가격 상승 여력이 낮은 것도 단점으로 꼽혔다.

하지만 최근 들어 경기도 광주와 용인 동백지구 등지에 중소형 타운하우스가 들어서면서 새롭게 조명을 받고 있다. 4억~6억 원대 정도면 매입이 가능해 갑갑한 아파트에 싫증을 느낀 중장년층에서 많이 찾고 있다. 다만 분양가를 낮추려다 보니 지하철이나 버스 정류장에서 떨어져 있고 도시가스가 들어오지 않는 곳에 건축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차량을 이용하지 않으면 일부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 분당 아파트 매도, 신중해야=타운하우스에 살고 싶다면 일단 전세를 살아보고 결정할 것을 권한다. 막연하게 공기 좋고 마당 있는 넓은 집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만 가지고 타운하우스나 단독주택을 샀다가 후회하는 사람을 심심찮게 찾을 수 있다. 타운하우스는 장점도 있지만, 인근에 편의시설이 부족하다거나 비싼 관리비, 청소, 정원관리, 환금성 등의 단점도 무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분당 아파트 전세 시세는 3억3000만 원 선이다. 경기도 용인과 광주의 중소형 타운하우스는 2억5000만원 전후에서 전세물건을 구할 수 있다. 번거롭지만 분당 아파트를 전세 놓고 타운하우스에 살다가 맘에 들면 분당 아파트를 매도하고 타운하우스를 매수해도 늦지 않다.

타운하우스를 살 때 위치, 층별 구조, 관리비, 도시가스 가능 여부, 대중교통 이용 등을 점검해 봐야 한다. 체크리스트를 작성하고 가급적 여러 곳을 둘러보고 결정해야 할 것이다. 향후 부족한 생활비를 충당하기 위한 주택연금 가입을 고려한다면 분당 아파트 매도는 신중해야 한다.

◆ 재혼 상대자 보험료 15만원=현재 준비한 보험을 살펴보면 본인 보험(보험료 15만원)으로 암보험과 실비보험만을 가입해 놓은 상황이다. 암 진단 시 2000만원의 진단금과 5000만원 한도의 의료비가 보장된 상태다. 뇌혈관이나 심혈관 질환에 대한 준비가 더 필요하다. 보혐료는 10만원 늘어나게 된다. 이 씨는 치아보험이나 간병보험도 가입을 원하는데, 현재의 수입으론 보험료를 감당하기 힘들어 나중으로 미뤘으면 한다.

재혼을 앞둔 상황이라 예비 배우자의 보험도 생각해야 한다. 배우자는 보험이 전혀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암·뇌혈관질환·심혈관질환 같은 3대 질병과 의료비에 대한 보장을 고루 준비해야 한다. 보험을 여러 개 가입하는 것보다 하나의 보험으로 성인병 진단금, 의료실비 등을 특약으로 넣으면 비용 대비 좋은 보장 내용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배우자 보험의 보험료는 약 15만원으로 보험리모델링 후 전체 보험료가 기존의 15만원에서 40만원으로 늘어난다.

◆ 수익률 4~5% 대 대체투자상품에 투자를=이 씨는 현재 수입이 없어 금융자산 4억원을 재혼 후 부부의 노후 재원으로 써야 한다. 그러나 필요 생활비를 모두 금융자산으로 만들기는 어려워 보인다. 월 250만원가량의 생활비를 얻으려면 세후 7.5%의 투자수익률을 꾸준히 내야 한다. 현재와 같은 저금리 환경에선 모든 자산을 공격적으로 운용해도 이 정도의 수익률을 올리기가 쉽지 않다. 더구나 의뢰인은 투자 경험이 없고 이미 은퇴를 한 상태라 공격적인 운용이 바람직하지 않다.

오랫동안 자영업을 하다 은퇴를 했지만, 일을 좀 더 해 근로소득을 받는 것이 최선이란 판단이다. 또한 근로소득이 없어진 후에도 주택연금을 활용해야 생활비 조달이 가능하다. 금융자산 4억원으로 월 117만원(세후수익률 연 3.5%)의 현금흐름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투자해 보자.

전체 금융자산의 절반은 안전한 예금으로, 나머지 50%는 위험이 낮으면서 정기예금 이상의 수익률을 낼 수 있는 투자상품에 굴리면 좋겠다. 예금은 상호저축은행 정기예금, 제1금융권의 프로모션 상품을 활용하면 세후 2%의 수익률을 낼 수 있다.

최근 투자금액이 1억원 이상이면, 대체투자상품에 가입할 수 있다. 부동산임대소득사모펀드, 대출채권사모펀드, 해외은행채사모펀드, 재간접헤지투자펀드 등이 있다. 기대수익률은 천차만별이지만 위험을 감안해 연 수익률 4~5% 대, 만기는 최대 3년 이내의 상품을 고르는 것이 바람직하다. 생활비를 계속 사용해야 하므로 금융상품을 고를 때 이자지급방식과 만기를 조정하는 것이 좋다.

주택연금도 활용해보자. 국민연금과 개인연금이 없는 이 씨로선 주택연금은 종신형으로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정액형을 선택한다면 금융소득을 합해도 원하는 생활비를 마련할 수 없다. 은퇴 초기에 연금액이 많은 전후후박형은 부족한 생활비를 충당하는데 도움이 된다.

만약 이 씨가 재취업한다면 주택연금 가입 시기를 늦춰 연금액을 늘릴 수 있다. 예컨대 10년 후 가입한다면 정액형은 월 수령액이 58만원, 전후후박형은 초기 10년 동안 64만원이 각각 증가한다.

지면 상담=재산리모델링센터(02-751-5688, asset@joongang.co.kr)로 상담을 위한 전화번호, 자산·수입·지출 현황 등을 알려 주세요. 가명으로 처리되고 무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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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해근, 정현영, 조현수, 김지훈(왼쪽부터).

양해근, 정현영, 조현수, 김지훈(왼쪽부터).

재무설계 도움말=양해근 삼성증권 부동산팀장, 정현영 미래에셋생명 법인영업자산관리팀장, 조현수 우리은행 양재남금융센터 팀장, 김지훈 리치앤코 팀장

후원=미래에셋대우·KEB하나은행

서명수 객원기자 seo.myo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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