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바루기] 759. '끄적거리지'(?) 마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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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사람들이 글씨나 그림 따위를 아무렇게나 자꾸 쓰거나 그리다'라는 뜻으로 '끄적거린다(댄다)'라는 단어를 즐겨 쓴다. 그러나 이 단어는 표기법상 올바르지 않다. '끼적거리다(대다), 끼적이다'의 잘못이다. "그는 수첩에 뭔가를 끼적거리고(끼적대고, 끼적이고) 있었다"처럼 써야 한다. '끼적끼적하다'라고 쓸 수도 있다.

약간 의미는 다르지만 '글씨나 그림 따위를 아무렇게나 잘게 자꾸 쓰거나 그리다'는 뜻의 '깨작거리다(대다)'라는 말도 있다. "길수는 책상 앞에 앉아 몇 자 깨작거리더니 금세 졸기 시작한다/ 그는 아까부터 공책에 무엇인가를 깨작이기만 할 뿐, 아무런 말이 없다"처럼 쓰인다. 이 경우 '깨작깨작하다'로 써도 된다.

가끔 '깔짝거리다(대다)'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는데 이는 '매우 얇고 빳빳한 물체의 바닥이 앞뒤로 되풀이하여 가볍게 뒤집히는 소리가 자꾸 나다'라는 전혀 다른 뜻이다. 비슷한 말로 '깔짝깔짝하다'가 있다.

한규희 기자

지난 기사는 중앙일보 어문연구소 홈페이지 (https://www.joongang.co.kr/korean/)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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