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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 쓰이는 방송 언어 많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6면

국민언어생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방송언어가 잘못 사용되는 예가 많다.
올바른 방송언어 창달을 위한 KBS아나운서들의 모임인 「한국어연구회」는 방송언어를 바로잡기 위해 최근 만든 『방송언어순화자료』를 통해 잘못 사용된 방송언어의 대표적 사례들을 발표했다.
연구회는 지난 4월 15일부터 6월 8일까지 방송된 프로그램 중 일부를 모니터해 2백45건의 오용사례를 찾아냈다.
대부분 잘못된 발음, 앞뒤가 맞지 않는 어색한 표현 등이지만 한자를 잘못 읽거나 불필요한 외국어남용, 잘못된 용어사용의 예도 많아 올바른 언어생활에 미칠 악영향이 우려되고 있다.
한자를 잘못 사용한 사례로는 지난 4월 19일 방송된 2TV의 『천명』에서 「불측한」을 「불칙한」으로, 「분기탱천」을 「분기탕천」으로 발음한 것, 5월 6일 『전격Z작전』에서 「폭발」을 「폭팔」로 발음한 것, 5월 24일 미니시리즈 『숲은 잠들지 않는다』에서 반야심경의 내용중 「도일절고액사리자」를 인용하면서 「고액」을 빠뜨린 것 등이 지적됐다.
불필요한 외국어남용 사례로 지적된 것은 6월 15일 방송된 라디오 서울『문화살롱』의 「칼라풀하고」(다채롭고), 「버라이어티하게」(다양하게), 「카바한다」(감당한다) 등이다.
잘못 사용된 예로는 4월 15일 1TV 『보도본부 24시』에서 「끝내기 안타」를 「끝나기 안타」로, 4월 27일 1라디오 『7시 뉴스』에서 「표창장」을 「표창상」으로, 4월 30일 1TV 『12시 뉴스』에서 「높은 기대를 무색하게 하고 있습니다」를 「무색하고 있습니다」로 발음한 것 등이 지적돼 가장 정확해야 할 뉴스보도에서도 올바르지 못한 언어를 많이 사용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그밖에 잘못된 사례로 지적된 것은 다음과 같다.
4월 28일 2TV 『드라마 게임』에서 「흉기로 몽둥이를 든」을 「흉기봉을 든」으로, 「서운함」을 「서운감」으로 사용. 5월 10일 2TV 미니시리즈 『숲은 잠들지 않는다』에서 「키가 작은」을 「키가 적은」으로 사용. 5월 6일 2TV 『쇼비디오자키』에서 「당신을 생각할 때마다」를 「당신을 생각날 때마다」로 사용.
6월 3일 2TV 『연예가중계』에서 「동양화를 전공」을 「동양화과를 전공」으로 사용.
6월 15일 1라디오 『자녀교육상담실』에서 「애를 잃어버릴까」를 「애를 잊어버릴까」로 사용. 6월 8일 2TV 『건강하게 삽시다』에서 「아주 이상적인 얘기인데요」를 「도저히 이상적인…」으로 사용. 5월 20일 2TV 『무엇이든 물어보세요』에서 「몸무게가 늘었고」를 「몸무게가 크셨고」로 사용한 것 등이다. <오병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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