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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뉴브 유람선 오늘 인양, 유실 막으려 5㎝씩 천천히 올린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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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지난달 29일 사고로 침몰한 유람선 허블레아니호의 인양작업이 11일(현지시간)부터 시작된다. 사고 발생 13일 만이다. 한·헝가리 당국은 유실을 대비해 선체를 5㎝씩 천천히 들어올리며 실종자를 찾을 방침이다. 현지 대응팀에 따르면 일부 실종자·사망자 가족들도 현장을 지켜볼 예정이다. 정부 합동신속대응팀의 송순근 대령은 “허블레아니호를 인양하기 위한 4개의 와이어 중 3개를 설치했다”며 “오늘(10일) 와이어를 모두 달고 크레인과 연결할 고리 설치까지 마친 뒤 내일(11일) 오전 인양을 시작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침몰 13일 만에 선체 드러날 듯 #실종자 7명 헬기·수상 수색 계속 #생존자 2명, 유해 4구 한국 돌아와

11일(현지시간)로 예상되는 인양작업은 클라크 아담(①)이 거치 바지선(②)과 작업 바지선(③) 사이로 이동하면서 시작된다. 클라크 아담이 허블레아니호를 5㎝씩 들어올리면 작업 바지선 위에 위치한 요원들이 선체를 수색하며 시신들을 수습한다. 선체고정 바지선(④)은 허블레아니호 후미와 연결해 선체 흔들림을 방지한다. 수면 위로 완전히 들어올려진 허블레아니호가 거치 바지선으로 이동하면 요원들은 추가 수색에 들어간다. [연합뉴스]

11일(현지시간)로 예상되는 인양작업은 클라크 아담(①)이 거치 바지선(②)과 작업 바지선(③) 사이로 이동하면서 시작된다. 클라크 아담이 허블레아니호를 5㎝씩 들어올리면 작업 바지선 위에 위치한 요원들이 선체를 수색하며 시신들을 수습한다. 선체고정 바지선(④)은 허블레아니호 후미와 연결해 선체 흔들림을 방지한다. 수면 위로 완전히 들어올려진 허블레아니호가 거치 바지선으로 이동하면 요원들은 추가 수색에 들어간다. [연합뉴스]

허블레아니호는 현재 뱃머리가 남쪽을 향한 채 왼쪽으로 살짝 기울어진 상태로 강바닥에 가라앉아 있다. 송 대령은 “배의 균형이 맞지 않으면 시신 유실 가능성이 있고, 최악의 경우 선체 파손 우려도 있다”며 “수중에서 끌어올리는 동안 수평을 맞춰 수면 위로 올라올 때는 똑바로 서 있는 상태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기울어진 상태에서는 실종자 수습도 한계가 있다.

송 대령은 “선박 인양 전문가들과 크레인 기사, 부다페스트 공대 교수 등 8~10명의 전문가들이 어떻게 허블레아니호를 똑바로 세워 인양할지를 고민하고 있다”며 “‘5㎝씩 천천히 올리면서 체인의 균형을 조절한다’는 원칙으로 인양 계획을 세우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허블레아니호가 있는 곳의 수위는 7.1m, 배 자체의 높이는 5.4m다. 5㎝씩 올리면서 미세조정을 계속하며 54단계를 거친다. 이후 실종자 수습을 위한 시간도 필요하다. 송 대령은 “다만 수위가 낮아지고 유속이 느려져 작업 환경은 조금 나아졌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사고의 가해 선박인 크루즈선 바이킹 시긴호가 9일 헝가리 북부 비셰그라드에 정박하자, 10일 헝가리 당국과 한국 해양안전심판원 조사팀이 바이킹 시긴호 선체 내로 진입해 선원들을 조사했다. 정부 관계자는 “해양안전심판원의 조사는 기본적으로 해양 안전과 사고 예방을 위해 실시하는 독립된 조사지만 이를 통해 사고 원인이 밝혀진다면 수사와 전혀 무관하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앞서 바이킹 시긴호가 선체 벽에 남아 있던 충돌 흔적을 지운 사실이 알려진 데 대해 정부 관계자는 “헝가리와 사법 공조를 이어가며 증거 보존과 추가 조사 필요성 등에 대한 입장을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허블레아니호에 탔다가 사고를 당한 한국인 탑승객 33명 중 생존자는 7명, 사망 19명, 실종 7명이다.

신속대응팀에 따르면 헝가리에 체류 중이던 가족 47명 중 9명은 화장한 사망자 4명의 유해와 함께 9일 한국으로 돌아갔다. 생존자 2명도 가족과 함께 귀국했다. 장례 절차를 위해 추가로 가족 4명이 헝가리로 입국해 현재 헝가리에는 가족 42명과 생존자 5명이 남아 있다. 이들 중 일부는 인양작업을 현장 주변에서 직접 지켜볼 예정이다. 이상진 재외동포영사실장은 “실종자 가족들이 가장 간절히 인양을 기다리고 있고, 일부 사망자 가족들도 참관 의사를 밝혔다”며 “가족들의 의사를 충분히 반영해 참관과 관련한 사항을 헝가리 측과 조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다페스트=김정연 기자 kim.jeong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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