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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땅만큼 사랑해"…아이젠하워, 노르망디 상륙작전 전날 아내에 편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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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젠하워 장군(왼쪽). [AP=연합뉴스]

아이젠하워 장군(왼쪽). [AP=연합뉴스]

제2차 세계대전의 판도를 바꾼 노르망디 상륙작전 작전개시 하루 전 연합군 총사령관이던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장군이 아내 메이미 여사에게 보낸 편지가 공개됐다.

5일(현지시간)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아이젠하워 장군의 편지에는 아내를 향한 애틋한 마음과 함께 "수일 걸릴 일련의 여행을 갈 것"이라는 상륙작전을 예상하게 하는 이야기들이 담겼다. 이 편지는 노르망디 상륙작전 개시 하루 전인 1944년 6월 5일에 작성됐다.

아이젠하워 장군은 편지에서 "내일부터 엿새에서 열흘 정도 지속할 일련의 여행을 간다"면서 "(다음) 편지가 도착하는 데까지 시차가 있더라도 내가 편지를 쓰고 싶지 않은 것으로 생각하지 마시라. 단지 펜을 들 기회가 없을 것"이라고 적었다.

WSJ는 아이젠하워 장군이 혹시라도 이 편지가 독일군 수중에 들어갈 것을 염려해 '상륙작전' 계획이 누설되지 않도록 노력한 흔적이 있다고 평가했다. 예를 들어 아이젠하워 장군은 "편지 주제에 약간의 장애물이 있다. 그래서 많은 것으로 (편지로 쓰기는) '금기'"라고 표현하거나 상륙작전을 '일련의 여행'이라고 지칭하는 등 "모호하게 썼다"고 WSJ는 전했다.

다만 아이젠하워 장군은 편지에 아내를 향한 애틋한 마음은 적극적으로 썼다. "어쨌든 편지의 목적은 '나는 잘 있고 당신을 늘 밤낮으로 사랑한다'는 것을 말하기 위한 것"이라며 "당신의 사진을 책상 앞과 침실에 두고 늘 바라보고 있다. 항상 하늘만큼 땅만큼 당신을 사랑한다"는 등 마음을 담았다.

이 편지는 유대인 인권단체 '시몬 비젠탈 센터'가 아이젠하워 장군의 아들 존 SD 아이젠하워로부터 과거 전달받은 것이라고 WSJ는 전했다. 캔자스주 애빌린에 있는 아이젠하워 기념 도서관의 책임 기록관리전문관인 팀 리브스는 "꽉 찬 일정 속에서도 아이젠하워 장군은 편지를 썼다"면서 "아이젠하워 장군은 최소 한 주에 한 번은 메이미 여사에게 편지를 보냈다"고 말했다.

센터 측은 노르망디 상륙작전 75주년을 맞아 이 편지를 처음으로 일반에 전시할 예정이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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