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2차 계획’과 비교해보니…탈원전, 재생에너지 확대 ‘쐐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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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2040년 에너지 정책의 방향을 제시한 ‘3차 에너지기본계획’의 핵심은 2017년 7.6%인 재생에너지 비중을 2040년까지 현재의 4~5배 수준인 30~35%로 늘린다는 것이다. 정부가 지난 2014년 내놓았던 ‘2차 에너지기본계획’과 비교하면 사실상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탈(脫)원전ㆍ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에 ‘쐐기’를 박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 3차 에너지기본계획 확정

정부는 ‘2차 에너지기본계획’(2014∼2035년)에서는 원전 비중 목표치를 29%로 종전보다 낮췄지만, 원전 추가 건설을 계속한다는 점에서 확장 기조를 유지했다. 당시 정부는 국무회의에서 2차 계획을 발표하면서 2035년까지 전력설비에서 원전이 차지하는 비중을 당시 26%에서 29%로 높이고, 이를 위해 7GW의 신규 원전 추가 건설이 필요하다고 봤다. 그러나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번 에기본에서 2차 계획에 대해 “국민안전과 환경에 대한 국민적 요구를 충족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번 3차 에기본에서는 궤도를 완전히 바꿨다. 석탄발전소와 원전 감축을 못박고,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현재의 4~5배 수준인 30~35%로 대폭 늘려 잡은 것이다. 이 같은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2차 에기본에서 2025년 7.5%, 2035년 11%를 제시한 것에 비교하면 매우 공격적인 로드맵이다.

이에 앞서 정부는 ‘재생에너지 3020 계획’을 통해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비중을 20%까지 높인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3020 계획’ 성공 여부도 불투명한 상황에서 2030년 이후 10년 동안 재생에너지 비중을 최소 10%포인트 더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는 점에서 ‘과연 실현할 수 있냐’는 논란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산업부는 “3차 계획은 1ㆍ2차 계획의 기본방향과 정합성을 유지하면서 깨끗하고 안전한 에너지로의 전환이라는 시대적 요구를 충실히 반영하였다”라고 자평했다.

정부는 3차 에기본에 따라 신규 석탄발전소를 금지하고 경제성 없는 노후 석탄발전소는 폐지해 석탄 발전의 비중을 줄일 계획이다. 원전도 노후 원전 수명연장과 신규 원전 건설을 지양하는 방식으로 단계적으로 줄여나갈 예정이다. 다만 수출 지원을 통해 일감을 계속 확보함으로써 산업ㆍ인력 핵심 생태계는 유지해나간다는 방침이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이번 3차 에기본에서는 주요 에너지원으로 수소를 명시한 것도 주목할만한 점이다. 3차 에기본에서는 “수소를 비롯해 재생에너지ㆍ효율연계 등 미래 에너지 산업을 육성한다”며 “2040년까지 수소차 290만대, 연료전지 10.1GW 보급, 그린수소 등 생산방식을 다양화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전력 수요가 있는 곳 주변에 재생에너지ㆍ집단에너지ㆍ연료전지 등 ‘분산형 전원’ 비중을 확대하고 전력 프로슈머(Prosumer)를 늘리기 위한 자가용 태양광, 가정용ㆍ건물용 연료전지 보급도 확대한다. 2차 때는 분산형 전원을 2035년까지 15% 이상으로 늘린다고 했는데, 이번에는 2040년까지 30%로 확대하는 것으로 목표치가 높아졌다. 송전탑이나 고압 송전선로 건설에 따른 갈등을 줄이고 태양광ㆍ풍력 발전을 늘릴 수 있는 자립형 에너지설비 도입을 통해 재생에너지 비중을 늘리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한편 이번 에기본에서는 2차 때와는 달리 전체 에너지에서 차지하는 원전발전 비중을 담지 않았다.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원전 비중 축소에 대해 쏟아지는 비판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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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손해용 기자 soh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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