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준 "민경욱 '골든타임 3분' 발언, 왜 그리 비아냥거리나"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중앙포토]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이 '골든타임 3분'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민경욱 자유한국당 대변인을 향해 "무슨 의도로 그런 이야기를 하는지를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윤 전 장관은 3일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민 대변인의 발언을 지적했다.

그는 "무슨 의도로 그런 이야기를 하는지를 모르겠다. (민 대변인의 발언은) '정부가 호들갑 떨고 거기에 구조대를 왜 보내냐'는 듯한, 비아냥거리는 것처럼 들린다"며 "여당·야당을 떠나 현직 국회의원은 국민의 대표다. 국민의 대표라는 사람이 그 상황에서 어떻게 이런 발언을 하느냐. 저도 정말 의도가 뭔지 납득이 안 가더라"고 맹비난했다.

윤 장관은 '정치적으로 득이 안 되지 않느냐'는 진행자 질문에는 "그게 무슨 정치로 이해득실 따질 일인가"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정치권에서 이어지고 있는 막말 논란에 대한 생각을 묻자 "한국 정치 하시는 분 중에 교양이 부족한 분들이 많은가 보다"라고 답했다.

[민경욱 대변인 페이스북]

민 대변인은 지난 1일 헝가리 유람선 침몰 사고와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이 신속한 대응을 주문한 것에 대해 "안타깝다. 일반인들이 차가운 강물 속에 빠졌을 때 이른바 골든타임은 기껏해야 3분"이라고 페이스북에 적었다. 이를 두고 네티즌은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거냐"며 실종자를 간절히 찾는 가족들을 생각할 때 부적절한 게시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논란이 일자 "많은 사람의 말을 순화해서 쓴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7000㎞ 떨어진 곳에 가는데 속도전을 해야 한다는 것이 말이 되냐"며 "수영선수나 다이버들은 오랫동안 (잠수)할 수 있겠지만, 사람이 물에 빠지면 저 같으면 3분이 버틸 수 있는 끝"이라고 일반인이라고 표현한 이유를 설명했다.

민경욱 자유한국당 대변인이 1일 헝가리 다뉴브강 유람선 침몰사고와 관련해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 [사진 민경욱 의원 페이스북]

또 해당 글에서 "안타깝다"는 문장을 삭제하고 "문 대통령은 세월호 구조대를 지구 반 바퀴 떨어진 헝가리로 보내면서 '중요한 건 속도'라고 했다"는 말을 추가하는 등 여러 차례 수정했다.

민 대변인이 글을 수정한 뒤에도 '생존 가능성이 희박해진 실종자들에게는 아무 조치도 취하지 말라는 뜻이냐'는 비난이 이어졌고, 정치권에서도 "민 대변인의 무책임한 발언이 정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한국당은 대국민 사과를 비롯한 합당한 조치를 취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