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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뉴브강 사고' 슬픔 겪은 모두를 위해 매일 기도하고 있습니다"

중앙일보

입력

한국인 관광객들이 탑승한 유람선 '허블레아니'(헝가리어로 '인어')가 침몰한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지난달 30일 오후(현지시간) 구조단이 음파탐지기 소나로 수색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인 관광객들이 탑승한 유람선 '허블레아니'(헝가리어로 '인어')가 침몰한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지난달 30일 오후(현지시간) 구조단이 음파탐지기 소나로 수색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고 소식을 접한 이후부터 신부님을 포함해 신도들 모두 형제·자매님을 위해 기도하고 있습니다."

2일 서울 송파구의 한 성당에서 만난 신도는 이렇게 말했다. 이 성당은 지난 29일(현지시간) 발생한 '다뉴브강 유람선' 충돌 사고 당시 유람선에 타고 있었던 이모(여·65)씨 부부가 수년간 다니던 곳이다. 아내 이씨는 다행히 구조됐지만 남편(72)은 실종 상태다.

성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 성당은 매일 미사 등을 통해 이씨의 무사 귀국과 남편의 구조를 기도하고 있다. 2일 주말 미사에서도 부부에 대한 기도가 빠지지 않았다. 성당 관계자는 "이씨 부부뿐만이 아니라 다뉴브강 사고로 슬픔을 겪은 모든 사람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 신도는 "이씨는 봉사활동을 열심히 하던 사람이었다"며 "좋은 일을 하던 사람이 이런 사고를 겪게 된 것이 정말 안타깝다"고 말했다.

구조된 이씨는 성당의 봉사단체 회원이었다. 매주 독거노인이나 기초생활수급자에게 반찬을 직접 만들어 배달하고, 한 달에 한 번씩 회원끼리 돈을 모아 10만원씩 생활비를 지급하는 봉사 단체다. 이씨는 이 단체에서 4년간 활동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와 함께 봉사 단체에서 활동했던 한 지인은 “이씨는 말수가 적고 조용한 편이었지만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풍기는 분이었다”며 “반찬 배달 봉사활동을 매주 한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닌데 이씨는 한 번도 빼먹지 않고 참여하는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성당 관계자는 “이씨가 구조됐다는 것은 다행이지만 아직 남편분을 찾지 못했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며 “성당 사람들과 신부님이 이씨와 남편을 위해 매일 기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부가 거주하던 아파트 주민들도 입을 모아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한 주민은 “이씨와 남편을 아는 주민 모두가 하루라도 빨리 실종된 남편을 찾을 수 있기를 한마음으로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이후연 기자 lee.hoo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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