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대상법인 선정기준 공정성 의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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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문제점 표면화
○…증권감독당국이 앞장서서 기업공개를 하라고 몰아붙이다가 막상 공개를 하려고 하니 청약일을 단 이틀 앞두고 갑자기 분식결산이라는 이유를 들어 공개를 못하게 하는 어이없는 일이 벌어졌다.
더욱이 해당기업의 외부감사를 맡았던 회계법인에서는 아직까지도 『분식결산이 아니다』 라고 주장하는가 하면, 증권감독원 내부에서조차 감리국은 『분식결산 결정은 일찌감치 내려졌다』고 하고 기업등록국은 『감리 결과를 최근에야 알았다』며 서로 딴 소리를 하고있어 기업공개와 회계감사를 둘러싼 문제점들을 한꺼번에 노출시키고 있다.
27∼28일 기업을 공개할 예정이던 롯데파이오니아에 대해 증권감독원은 25일 돌연 『동사의 88년도 회계감리 결과 분식결산 사실이 드러났다』며 기업을 공개할 수 없다고 통보했다.
증권감독원에 따르면 롯데파이오니아는 88회계연도 결산을 하면서 실제로는 2억3천만원 적자인데도 부기비용을 전기손실로 처리하는 분식결산을 통해 10억8천5백만원의 흑자를 만들어 놓았다는 것.
그러나 이에 대해 동사의 외부 감사인인 안진 회계법인은 『문제된 부기비용은 전기손실이 확실하므로 절대로 분식결산이 아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처럼 엇갈리는 주장 이전에 증권관리위원회는 지난해에 이어 지난5월에도 롯데파이오니아에 대해 기업공개를 촉구한바 있어, 도대체 증권감독당국의 공개대상법인 선정은 무엇을 기준으로 하는지 투자자는 물론 해당기업을 어리둥절케 하고있다.
더구나 롯데파이오니아에 대한 감독원의 특별회계 감리는 지난달 28일에 이미 시작되었는데도 한달 가까이나 질질 끌다가 청약일을 이틀 앞두고서야 비로소 공개부가의 판정이 내려졌고, 이에 대해 감리국과 기업등록국은 서로 『미리 알았다』 『몰랐다』며 발뺌을 하고있기까지 하다.
또 정작 당사자인 롯데파이오니아측은 『기업공개 전에 주주보호차원에서 부실자산을 정리한 것 일뿐이고 이는 감독원과 사전협의까지 거친 일』이라며 『공개하랄 때는 언제이고 이제 와서 못하도록 하는 것은 뭐냐』며 항변하고 있다.
어쨌든 감독원이든 회계법인이든 이 같은 일로 공신력에 크게 금이 갔고, 차제에 기업의 외부감사제도를 더욱 엄격하고 공정하게 개선해야한다는 소리가 높다.

<기관장세 지속>
○…증시가 종합주가지수 9백선을 중심으로 등락을 거듭하는 횡보 현상이 지속되고있다.
앞으로의 장세에 대한 자신감이 부족한 탓에 일반투자자들이 관망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기관투자가들이 주가를 끌어 올렸다가 내리고 하는 「기관장세」를 나타내면서 8백90∼9백5선에서 박스권을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종합주가지수 9백 포인트 진입에 따른 매물압박이 워낙 심해 주가는 소폭의 상승에 그칠 뿐 상승세가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많은 증시전문가들은 현재장의 열쇠를 쥐고 있는 기관투자가들의 적극적인 개임 여부가 관건이 되겠지만 당분간 조정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점쳤다.
9사 공개청약
○…다음달 17, 18일 이틀간 현대강관·미원상사 등 9개사가 기업공개를 위한 공모주 청약을 받는다.
9개사의 총공모금액은 9백15억4백만원이며 납입일은 9월1일이다.
이로써 올 들어 기업을 공개했거나 공개 절차를 확정
한 회사는 76개사로 늘어났으며 공모금액은 6천8백l5억2백만원이다.

<박의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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