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시장 10년 만에 최악, 타격 가장 큰 업체는 삼성전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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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은 6조23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0.1% 줄었다. [뉴스1]

삼성전자의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은 6조23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0.1% 줄었다. [뉴스1]

10년만에 최악인 반도체 업황이 숫자로 드러났다. 올 1분기(1~3월) 삼성전자는 35%, SK하이닉스는 26% 가량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전년 대비 하락하면서 메모리에 주력하는 이들 두개 업체가 큰 영향을 받았다.

29일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전 세계 반도체 업계의 지난 1분기 매출은 1012억 달러(약 120조33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2.9% 감소한 수치다. IHS마킷은 “분기별 매출로 보면 2009년 2분기 이후 연간 대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이라며 “지난 분기 반도체 시장에서 승자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10대 반도체 기업 중 두번째를 차지한 삼성전자의 경우, 1분기 매출이 122억 달러(약 14조5300억원)로 집계돼 전년 동기 대비 34.6% 감소했다. 매출 기준 반도체 상위 10개 기업 가운데 최대 낙폭을 보였다.

삼성 -35%, 하이닉스 -26%…역성장 ‘뚜렷’

3위인 SK하이닉스(60억 달러)와 4위인 마이크론(56억 달러)은 전년 동기대비 각각 26.3%, 22.5% 감소했다. 전 세계 D램 시장을 과점하는 이들 기업 3곳의 매출 부진 이유는 메모리 불황 때문으로 보인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IHS마킷에 따르면 메모리 칩 시장은 1분기 전체 매출이 지난해 4분기 대비 25% 감소하며 급락세를 보였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D램(DRAM) 매출은 26.1%, 낸드(NAND) 플래시는 23.8% 즐어들었다.

삼성ㆍSK하이닉스와 달리 PC용 중앙처리장치(CPU)가 주력 상품인 인텔은 같은 기간 매출이 0.3% 감소했다. 인텔의 지난 1분기 매출은 158억 달러(약 18조8300억원)으로 전 세계 반도체 업체 가운데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CPU에 주력하는 인텔은 -0.3%에 그쳐 

론 엘왱어 IHS 마킷 책임연구원은 “메모리 불황에 따른 실적 악화의 영향을 피한 인텔이 1분기 반도체 시장에서 1위를 차지했다”며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를 제친 이후 2분기 연속 1위 자리를 지켰다”고 설명했다. 다만 “마이크로프로세서 사업은 PCㆍ엔터프라이즈 및 클라우드 부문의 수요 감소와 재고 증가로 인해 침체의 영향에서 벗어나지는 못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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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기업 다음으로는 네트워크 장비용 통신칩을 만드는 브로드컴(46억7400만달러)이 5위,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ㆍ모뎀칩 등 모바일 칩이 주력 사업인 퀄컴(37억5300만달러)이 6위에 올랐다. 브로드컴ㆍ퀄컴은 둘다 미국 기반의 반도체 업체로 트럼프 행정부의 화웨이 제재에 동참하고 있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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