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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면전에 "나이들면 정신 퇴락"···바른미래 막장 충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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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미애당 임시 최고위원회가 22일 국회에서 열렸다. 손학규 대표의 거취 국회 정상화와 관련해 계파로 나뉘어 난타전을 벌였다. 이준석 최고위원의 발언을 손 대표가 듣고 있다.오종택 기자

바른미애당 임시 최고위원회가 22일 국회에서 열렸다. 손학규 대표의 거취 국회 정상화와 관련해 계파로 나뉘어 난타전을 벌였다. 이준석 최고위원의 발언을 손 대표가 듣고 있다.오종택 기자

바른미래당이 22일 임시 최고위원회의에서 손학규 대표 등 당권파와 유승민·안철수계의 연합파로 나뉘어 난타전을 벌였다.

출발은 바른정당계 최고위원들이 요구한 '지명직 최고위원 및 주요 당직에 대한 임명철회' 등 5개 안건 상정을 손 대표가 일괄 거부해서다.

손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해당 안건들은 최고위 논의 사항이 아니라며 "지명직 최고위원 임명철회, 정책위의장·사무총장 임명철회, 당헌 유권해석 등 3개 안건은 하태경 최고위원이 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안다. 법원 판결을 기다리는 상황에서 논의의 실익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자 하태경 최고위원은 "손 대표가 안건상정 자체를 거부하는 것은 당무 거부나 마찬가지"라며 "계속 당무 거부를 지속할 경우 또 다른 대안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손 대표 면전에서 "민주투사가 영원한 민주투사가 될 수 없다. 대통령이 되면 독재도 하고, 당 대표가 되면 당 독재도 한다"며 "개인 내면의 민주주의가 가장 어렵다. 나이가 들면 정신이 퇴락하기 때문"이라고 공격했다.

이어 이준석 최고위원은 4·3 보궐선거 당시 당 싱크탱크인 바른미래연구원 의뢰로 시행한 여론조사 결과가 조작됐다는 의혹과 관련, "손 대표는 본인이 임명한 당무감사위원장을통해 조사하겠다지만 이는 진상규명 절차를 지연시키겠다는 뜻"이라며 "당시 여론조사업체에서 수령한 결과표를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이 최고위원은 이날 오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해당 의혹에 대한 조사의뢰서를 제출했다.

손 대표를 향한 공격이 거세지자 임재훈 사무총장은 "당규를 보면 의안 상정은 사무총장이 일괄 정리해 당 대표가 상정한다고 돼 있다"며 "당헌·당규에 대한 자의적 해석을 그만하라"고 반격했다. 그는 또 "손 대표의 연세를 운운한 하 최고위원의 발언에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바른미래당 최고위원회의 소집 요청서를 들고 '손학규 대표에게 23일 저녁 최고위원회의를 열어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뉴스1]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바른미래당 최고위원회의 소집 요청서를 들고 '손학규 대표에게 23일 저녁 최고위원회의를 열어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뉴스1]

양측의 대립은 최고위 이후에도 이어졌다.

하 최고위원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날 상정되지 않은 5개 안건에 의원정수 확대 불가 등 3개 안건을 추가해 23일 긴급 최고위원회 소집 요구를 다시 하겠다"며 "오늘과 같은 꼼수로 또 안건상정을 안 하면 자구책 발동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출신인 권은희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손 대표가 자신의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측근 인사로 주위를 채우며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고 했다.

반면 손 대표는 비공개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정치가 각박해졌다"며 "당 대표로서 정치적 공격을 받고 있지만 최소한의 정치 금도가 살아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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