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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850곳 “이러다간 승차공유·택시 다 공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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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VCNC의 신규 모빌리티 플랫폼 ‘타다(TADA)’의 서비스 차량. ‘타다’는 차와 운전 서비스를 함께 빌려 쓰는 승차공유 서비스로 11인승 이상 승합차를 이용해 서비스를 제공한다. 기사들이 쏘카존에 상주하다 배차 즉시 차량에 손님을 태워 목적지로 이동하는 방식이다.[사진 VCNC]

VCNC의 신규 모빌리티 플랫폼 ‘타다(TADA)’의 서비스 차량. ‘타다’는 차와 운전 서비스를 함께 빌려 쓰는 승차공유 서비스로 11인승 이상 승합차를 이용해 서비스를 제공한다. 기사들이 쏘카존에 상주하다 배차 즉시 차량에 손님을 태워 목적지로 이동하는 방식이다.[사진 VCNC]

승차공유 논란에 대해 국내 정보기술(IT) 업계도 본격적으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IT업계 승차공유 논란 한목소리 #“플랫폼 택시, 기사 생존권과 무관 #택시업계 과격 시위로 불안 조장 #정부, 사회적 대타협 부정하는 셈”

850여 개 스타트업이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의장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이하 코스포)은 20일 ‘상생을 말하던 정부는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냈다.

이들은 입장문에서 “이대로 가다간 승차공유 업계와 택시 업계가 공멸한다. 정부는 더는 침묵하지 말라”고 요구했다.

지난 15일 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 소속 조합원 1만여 명이 서울 광화문광장에 모여 승차공유 서비스인 ‘타다’ 퇴출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뉴스1]

지난 15일 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 소속 조합원 1만여 명이 서울 광화문광장에 모여 승차공유 서비스인 ‘타다’ 퇴출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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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간 진행돼 온 카풀 논란에도 국내 IT업계는 그간 공식적으로 입장을 내지 않았다. 그러나 국내에서 카풀 산업이 사실상 봉쇄되고, 유일하게 성업 중이던 ‘타다’마저 위기에 처하자 본격적으로 입장을 밝힌 것으로 분석된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은 “최근 개인택시조합 일각에서 나타나는 현실 왜곡, 허구적 문제 제기, 과도한 정치 쟁점화는 우려스러운 정도”라며 입장문을 시작했다. 그러면서 ‘플랫폼 택시’가 기사들의 생존권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플랫폼 택시는 승차공유 서비스를 택시 중심으로 확산하는 방식이다. 카풀이 논란이 되자 정부는 지난해 업계와 이해관계자 등이 참여하는 사회적대타협 기구를 열었다. 이 기구가 지난 3월 7일 사회적 대타협 해법 중 하나로 ‘택시기사 월급제’와 함께 내놓은 게 바로 플랫폼 택시다.

코스포는 “글로벌 경쟁이 가속화되는 시기에 경쟁력을 상실할 수 없어 동의하기 어렵지만 사회적 대타협에 응하고 택시와 상생하기 위한 노력을 한 것”이라며 “이를 잘 알면서도 개인택시조합 등 일각에서 과격한 시위로 극단적 불안을 조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코스포는 모빌리티 산업 혁신 없이는 택시 사업도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코스포는 “택시 산업의 위기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며 “플랫폼과 결합해 모빌리티 혁신이 일어나야 택시업계도 살아날 수 있다”고 했다. 전 세계적으로 모빌리티 혁신이 성장을 주도하는 상황에서 지금 국내에서 벌어지는 논란의 양상은 국가 경쟁력을 떨어뜨릴 것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정부가 더는 방관해선 안 된다는 주문도 내놨다. 코스포는 “국내 모빌리티 혁신이 택시 업계를 몰아낸다는 근거 없는 비난이 이어지고 있는데 정부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이는 정부가 주도한 사회적 대타협을 스스로 부정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난 3월 합의된 사회적 대타협 이행을 위한 구체적 방안을 마련해 줄 것과 모빌리티 산업이 소모적 갈등을 딛고 혁신의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적극적인 역할을 해달라”고 주문했다.

박태희 기자 adonis55@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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