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조숙증 겪는 여아가 남아보다 9배 더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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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조숙증을 겪는 여아가 남아보다 약 9배 많고, 남아 환자 증가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건강보험 진료 빅데이터를 활용해 최근 5년(2013~2017년) 성조숙증 질환 환자의 진료 내용을 분석한 결과를 20일 공개했다.

성조숙증은 또래보다 2차 성징이 2년 정도 빠른 것을 말한다. 여아는 8살 전, 남아는 9살 전에 2차 성징을 시작하면 성조숙증으로 진단한다. 성조숙증이 생기면 성장판이 일찍 닫혀 성인 키가 작을 확률이 높아 부모의 관심과 치료가 필요하다.

건보공단이 최근 5년 자료를 분석해보니 진료 인원은 2013년 6만7021명에서 2017년 9만5401명으로 5년간 2만8380명이 늘었다. 연평균 약 9.2%씩 약 42.3% 환자가 늘었다.

성조숙증을 겪는 여아가 남아보다 9배 더 많았다.  2017년 기준 성조숙증 질환 진료 인원은 9만 5401명인데 이 중 약 90%인 8만 5806명이 여자다. 남자는 9595명(10%)이다.

성조숙증 환자 연도별 추이 [자료 국민건강보험공단]

여자가 더 많지만 최근 5년간 증가율은 남자가 높다. 2013년 5935명이던 남자는 2017년 9595명으로 약 12.8% 늘었다. 여아는 2013년 6만1086명에서 2017년 8만5806명으로 약 8.9% 늘었다.

연령별로 보면 전체 진료 인원 중 5~9세 이하가 5만2000명(55.5%)으로 가장 많고 다음으로 10~14세 이하 환자가 4만1000명(42.3%)이다.

이밖에 성별에 따라서 진료받은 환자가 가장 많은 연령대가 달랐다. 여자 중에서는 5~9세 이하 환자가 5만615명(59%)으로 가장 많고, 남아는 10~14세 이하가 6821명(71.1%)으로 가장 많았다.

성조숙증 성별, 연령별 추이 [자료 국민건강보험공단]

정인혁 국민건강보험일산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성조숙증 환자가 꾸준히 늘어나는 건 환경오염, 식생활 변화에 따른 비만과 빠른 사춘기의 가족력 등이 원인"이라고 밝혔다.

정교수는 여아환자가 많은 이유에 대해선 “명확한 설명이 어렵지만 여성호르몬과 비슷한 환경호르몬이 발견된다는 점, 비만의 경우 지방세포에서 여성호르몬을 분비한다는 점이 더 많은 영향 줄 수 있는 요소로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이밖에 성별 따라 진료환자가 많은 연령대가 다른 이유에 대해선 “남아는 10세 이후로 실제 성조숙증이 아닌 키 성장에 대한 걱정으로 의료기관 찾는 경우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성조숙증 환자가 늘면서 진료비도 늘었다. 2013년 354억원에서 2017년 499억원으로 연평균 8.9%씩 진료비가 늘었다. 약국과 외래 전체 진료비가 각각 15.5%, 9%씩 늘었다. 이밖에 ‘성조숙증’ 진료를 위해 찾는 의료기관은 종합병원이 65%로 가장 많았고, 의원(14%), 병원(10%) 순이다.

김태호 기자 kim.taeh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