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시장실 난동 부린 대우조선 노조원 10명 불구속 입건

중앙일보

입력

자난 3월 13일 대우조선 노조원들이 경남 거제시청 시장 집무실에 들어가 대우조선 매각에 분명한 반대입장을 표명해 달라며 변광용 거제시장(왼쪽 두번째)에게 항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난 3월 13일 대우조선 노조원들이 경남 거제시청 시장 집무실에 들어가 대우조선 매각에 분명한 반대입장을 표명해 달라며 변광용 거제시장(왼쪽 두번째)에게 항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3월 거제 대우조선 매각과 관련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라며 거제시장 집무실에 들어가 난동을 부린 거제 대우조선 노조원 10명이 불구속 입건됐다.

지난 3월 거제 대우조선 노조 시장실서 난동 #경찰, 난동 30여명 중 주도자로 파악된 10명 입건

경남 거제경찰서는 거제시장 집무실에 들어가 난동을 부린 혐의(특수공무집행방해와 공용물건손상 등)로 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이하 대우조선 노조) 소속 간부 및 대의원 10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5일 밝혔다.

경찰과 거제시 등에 따르면 대우조선 노조원 30~40여명은 지난 3월 13일 오전 10시 20분쯤 변광용 거제시장 집무실을 찾아가 1시간여 동안 점거하는 소동을 벌였다. ‘변광용 시장은 거제시장인가? 민주당 시장인가? 민주당 시장 변광용은 거제를 떠나라!’는 피켓을 든 채였다. 이어 집무실로 들어가려는 노조원과 시청 직원들 사이에 몸싸움이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시장 집무실 문과 응접실 탁자 등이 부서졌다.

집무실로 들어간 노조원들은 시장 책상에 놓여 있던 각종 서류를 던졌다. 그리곤 문과 벽, 창 등 집무실 곳곳에 ‘대우조선 매각반대’ 스티커를 붙였다. 변 시장이 대우조선 매각과 관련해 그동안 뚜렷한 반대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최근에는 거제 시내 곳곳에 붙여진 매각반대 현수막을 철거하려 한다는 이유였다.

 거제 대우조선 노조원들이 난동을 부린 시장실 내부 모습. [연합뉴스]

거제 대우조선 노조원들이 난동을 부린 시장실 내부 모습. [연합뉴스]

이날 변 시장과 노조원들은 시장실에서 30여분간 면담을 했다. 변 시장은 이 자리에서 “노조와 입장이 같고 함께 하겠다”는 취지의 말을 했지만 “매각에 반대한다”고 명확히 말하지 않았다. 대우조선 노조원들은 1시간여 동안 시장 집무실에 머문 뒤 스스로 나갔다.

이런 내용이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알려지면서 비난 여론이 일자 대우조선 노조는 같은 달 17일 유감의 뜻을 밝혔다. 노조는 이날 ‘3월 13일(수) 거제시청 항의방문 관련 대우조선 지회 입장문 ’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냈다.

노조는 이 입장문에서 “지난 13일 노동조합의 시청 항의방문 과정에 발생한 물리적 충돌에 대해 노조 신상기 지회장이 서울 출장을 마치자마자 변광용 시장을 만나 유감의 뜻을 전달했다”며 “항의 방문 과정에 발생한 기물 파손에 대해서 지회가 책임 있는 자세로 임하겠다는 뜻도 전했다”고 말했다.

아수라장된 거제시장실. [연합뉴스]

아수라장된 거제시장실. [연합뉴스]

경찰 관계자는 “당일 집무실을 찾아간 노조원 30여명 중 점거와 난동을 주도한 10명에 대해서만 형사 입건했다”며 “최근 이들 모두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말했다.

거제=위성욱 기자 w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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