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만 동조 경영 참여까지 요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모스크바 AP·로이터=연합】서부 시베리아 지역의 탄광지대에서 1주일째 계속되고 있는 파업사태는 17일 우크라이나 지방까지 확산, 러시아 혁명이래 최악의 노동 분규를 빚고 있으며 타 업종에까지 확산 기미를 보여 경제 개혁 정책을 추진하는 「고르바초프」소련공산당 서기장에게 민족 분규에 이어 심각한 타격을 안겨주고 있다.
소련 TV는 모스크바에서 남쪽으로 2천3백km 떨어진 도네츠크 분지, 일명 돈바스 지역의 8개 탄광에서 광원들이 파업을 일으켰다고 보도했으며 관영 타스통신은 도네츠크와 인접한 마케예프의 6개 탄광에서 2천명 이상의 광원들이 파업에 가세했다고 보도했다.
광산 근로자들의 요구는 단순한 임금 인상과 근로 환경 개선 뿐만이 아니라 탄광의 재정자치 확대와 광원들의 탄광 운영 참여 확대에 이르는 보다 광범위한 것이며 이 같은 요구는 지역 당 관료들과 언론매체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리슈코프」소련 수상은 이날 파업에 관해 TV연설을 통해 처음으로 언급, 2주째 접어들고 있는 파업으로 일부 금속 공장 및 발전소가 위협 받고 있다고 말하고 자신과 「고르바초프」서기장이 이들의 불만사항 해소를 약속하고 이들에게 작업장으로 복귀할 것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이날 인민 대회 회의에서 소련 제2의 탄광인 시베리아의 쿠즈바스 탄광에서 모두 11만명의 광원과 동조자들이 파업을 벌이고 있다고 밝히고 근로자들의 물질적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한 지역 당국자들의 무능을 비난하는 한편, 파업 종식을 위한 무력 사용을 배제하고 모스크바 당국의 도움으로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한편 이날 서부 시베리아 지역 파업 광원들의 요구에 따라 정부 대표단을 이끌고 이 지역을 방문한 소련 공산당 정치 국원 「니콜라이·슬륜코프」는 파업 중인 케메로보 광산과 프로코피예프스크 광산의 파업 위원회와 각각 면담, 「고르바초프」서기장의 페레스트로이카 (개혁) 운동을 저해하지 말도록 호소했으며 탄가루를 뒤집어쓴 농성 광원들과 「슬륜코프」와의 면담 장면이 TV를 통해 전국에 방영됐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