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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엔 볼링장 운영, 밤엔 훈련...3년 만에 '프로볼링 통산 3승' 거둔 김은옥

중앙일보

입력

김은옥. [사진 한국프로볼링협회]

김은옥. [사진 한국프로볼링협회]

  3일 수원 빅볼 볼링경기장. 한국프로볼링협회(KPBA) 시즌 대회인 제1회 글로벌900컵 우먼스 챔피언십 TV 파이널 결승엔 김은옥(44)과 김효미(38)가 두 대회 연속 맞붙었다. 지난달 12일에 열린 정읍 단풍미인컵에서 김효미에게 패해 준우승했던 김은옥은 이번 대결에서 256-204로 대승을 거두면서 3년 만에 개인 통산 3승을 거뒀다. 초반에 터키(3연속 스트라이크)를 기록하고, 후반에도 4연속 스트라이크를 치면서 여유있게 승리를 거뒀다.

초대 대회 우승자로 기록된 김은옥은 "앞서 우승했던 대회(2015 원주투어, 2016 거제컵)도 초대 대회였다. 이번에도 초대 대회에서 거둔 우승이어서 기분이 좋다"면서 "대회 본선 당일에 웨딩드레스를 입고 걸어가는 꿈을 꿨다. 해몽을 찾아보니까 좋은 일이 있을 거라고 해 나름대로 자신있게 나섰다"며 소감을 전했다. KPBA 최초로 여자 준메이저급 대회로 열린 이번 대회에서 김은옥은 TV 파이널 3위 결정전에서 큰 일을 낼 뻔 했다. 유현이와 맞대결한 김은옥은 10프레임까지 10연속 스트라이크로 여자 프로 TV 파이널 첫 퍼펙트 기록을 낼 뻔 한 것이다. 그러나 10프레인 두 번째 투구에서 스트라이크를 기록하지 못하면서 대기록 달성은 아쉽게 놓쳤다.

김은옥은 "핸드 포지션을 어떻게 하고 갈 지만 생각하고 쳤다. 그런데 11번째 투구를 할 때 그립을 잡을 때 느낌이 이상하더라. 결국 스트라이크를 치지 못했다. TV 파이널에서 여자 선수론 한 번도 안 나온 기록이어서 아쉬웠다"고 말했다.

동호인 출신으로 구력 24년, 프로 경력도 11년이 된 김은옥은 경기도 용인에 볼링장을 운영하면서 선수 생활을 하고 있다. 평소 볼링장 운영에 힘쓰는 그는 고객들이 비교적 적은 밤, 새벽 시간대에 연습을 하면서 '주경야독'하듯 감각을 키워왔다. 특히 그는 올해 연말 허리 수술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라 이번 우승이 더 뜻깊었다. 김은옥은 "수술할 때를 놓쳐서 연말에 수술을 하려고 한다. 그래서 격한 운동을 못 한다. 헬스, 필라테스 등을 통해서 체력을 올리는 연습을 많이 했다. 그게 이번 대회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최근 프로볼링엔 20대~30대 초반의 젊은 볼러들이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베테랑에 속하는 김은옥은 "좋은 선수들이 많이 들어와 자극이 많이 됐다. 올해 TV 파이널에 1~2번 올라가는 게 목표였는데 초반에 목표를 다 이루고 성적이 좋게 나온 편이라 다행"이라고 말했다. 통산 3승을 거둔 김은옥의 다음 목표는 2승을 더해 통산 5승을 하는 것이다. 그는 "프로볼링에선 5승 이상을 거두면 영구적으로 시드를 받을 수 있다. 그걸 달성하기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수원=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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