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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철폐하라"…노동절 맞아 서울 곳곳서 집회·마라톤 열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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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자의 날인 1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열린 '2019 세계 노동절 대회'에서 민주노총 조합원 등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근로자의 날인 1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열린 '2019 세계 노동절 대회'에서 민주노총 조합원 등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1일 세계 노동절이자 '근로자의 날'을 맞아 서울 곳곳에서 '비정규직 철폐'와 '최저임금 1만원 보장'을 요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시청광장에서 '2019 세계 노동절 대회'를 열었다. 주최 측은 대회에 서울·경기·인천·강원 지역 조합원 약 2만7000여명이 참석했다고 밝혔다. 민주노총 조합원들은 낮 12시쯤부터 서울 광화문 광장 근처, 을지로 등에서 사전 집회를 한 뒤 시청 광장으로 모였다.

이들은 국제노동기구(ILO) 핵심 협약의 우선 비준과 노동기본권 확대를 정치·사회적 최우선 과제로 할 것을 주장하며 ▶비정규직 철폐 ▶최저임금 1만원 ▶재벌독점체제 전면개혁 ▶사회안전망·사회 공공성 확대 등을 요구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1일 오후 2시 서울 시청광장에서 '2019 세계 노동절 대회' 열고 행진을 하고 있다. 이태윤 기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1일 오후 2시 서울 시청광장에서 '2019 세계 노동절 대회' 열고 행진을 하고 있다. 이태윤 기자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집회에 모인 사람들에게 "비정규직은 임금 차별, 고용 차별, 신분 차별의 새로운 신분제가 되어 극단적인 사회 양극화의 원인이 됐다"며 "노동자의 삶을 끝도 모를 불안의 나락으로, 차별의 수렁으로 밀어 빠뜨린 비정규직을 완전히 철폐하자"고 말했다.

이어 주최 측은 오후 3시14분쯤부터 시청광장을 출발해 광화문→경복궁역→신교 교차로와 태평로(시청광장→숭례문교차로), 을지로(시청광장→ 을지로 2가 교차로) 등으로 행진을 시작했다. 참가자들은 행진하며 "ILO 핵심협약 조건 없이 비준하라" "모든 노동자의 노조할 권리 보장하라" 등 구호를 외쳤다.
이어 “ILO 핵심협약 즉각 비준” “노동개악 저지” 등이 적힌 스티커를 바닥에 붙이는 퍼포먼스를 마지막으로 오후 5시 집회를 마무리했다.

노동절인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문화마당에서 열린 한국노총 2019 노동절 마라톤대회에서 참가자들이 힘차게 출발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노동절인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문화마당에서 열린 한국노총 2019 노동절 마라톤대회에서 참가자들이 힘차게 출발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한편 한국노총은 오전 9시부터 서울 여의도 문화마당에서 '한국노총 2019 노동절 마라톤'을 진행했다. 이날 행사에는 조합원과 가족, 외국인 노동자, 시민 등 주최 측 추산 약 1만여 명이 참여했다고 한다. 한국노총은 노동절을 기념하며 지난 2006년부터 마라톤 대회를 열고 있다. 지난 2014~2016년은 정부의 노동정책에 반발해 행사를 열지 않았지만 지난해부터 다시 대회를 열었다. 이번 대회는 오후 1시쯤 마무리됐다.

집회와 행진, 마라톤 대회 등으로 인해 주변 도로는 통제됐고 이 구간을 지나는 노선버스와 일반 차량은 경찰 안내를 받았다. 경찰은 서울지방경찰청 교통정보 안내 전화(02-700-5000), 교통정보센터 홈페이지(www.spatic.go.kr)와 애플리케이션(앱) '서울교통상황' 등을 이용해 도로 통제 관련 정보를 전달했다. 서울시청 집회 관련 교통 통제를 진행한 경찰 관계자는 “행진 인원이 지나간 곳부터 도로 통제를 풀었고 오후 5시 기준 통제하고 있는 곳 없다”고 말했다.

근로자의 날인 1일 오후 민주노총이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연 '2019 세계 노동절 대회'를 위해 경찰이 도로를 통제하고 있다. 이태윤 기자

근로자의 날인 1일 오후 민주노총이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연 '2019 세계 노동절 대회'를 위해 경찰이 도로를 통제하고 있다. 이태윤 기자

노동 행사를 지켜본 시민 반응은 엇갈렸다. 서울시청 집회를 지켜보던 심우기(54)씨는 “평소에도 노동권에 관심이 많아 연대하는 마음을 보낸다”며 “특히 한국 사회에서 비정규직 철폐문제가 가장 큰 노동 현안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두용(59)씨는 “진보나 보수나 과도한 정치적 요구는 지양해야 하지만 정당한 노동권 주장하는 평화적 집회는 언제나 환영한다”고 말했다.

반면 경기도 안산시에 사는 여모(61)씨는 “자신들 임금만 많이 받으려 하는 거로 보인다. 경제도 어려운데 노조뿐 아니라 같이 살길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근로자의 날은 8시간 노동제 쟁취를 위해 미국 노동자들이 나선 1886년 5월 1일을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당시 열악한 노동환경에 놓여있던 미국 노동자들은 이날 미국 전역에서 파업을 진행했고, 이 과정에서 경찰과 유혈 충돌도 일어났다.
3년 후 1889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2인터내셔널 창립대회에 모인 세계 각국의 노동운동 지도자들은 5월 1일을 메이데이로 선언했고, 이후 세계 여러 나라에서 기념하고 있다.

이태윤·이병준 기자 lee.tae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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