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트랙 동시 탄 민주-바른미래 ‘공수처’ 차이점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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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이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문화체육관광부 회의실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뉴스1]

이상민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이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문화체육관광부 회의실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뉴스1]

문재인 정부 사법개혁의 핵심이었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법안과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이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 문턱을 넘어섰다.

29일 사개특위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공수처 설치 법안은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이 발의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과 바른미래당 권은희 의원이 발의한 ‘고위공직자부패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안’으로 나뉜다.

이날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가 권 의원이 발의한 ‘고위공직자부패수사처’ 법안을 별도 처리하자는 제안을 더불어민주당과 민주평화당이 수용하면서 패스트트랙에 동시에 오르게 됐다.

민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추천위서 공수처장 선임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두 법안의 골간은 유사하지만 세부 내용에서 일부 차이가 있다. 먼저 백 의원이 발의한 법안은 공수처가 행정·사법·입법부의 고위공직자를 두루 아울러 수사 대상으로 삼도록 했다.

대통령과 국무총리, 대법원장, 대법관, 검찰총장, 판·검사, 금감원장 등 최고위직을 막론하고 전체 수사대상이 현직만 정원 기준 6802명에 달한다.

또 퇴직한 고위공직자나 가족이 범한 관련 범죄도 수사 대상에 포함한다. 다만 고위공직자의 가족 범위를 본인 배우자와 직계존비속으로 규정했다. 대통령의 경우에는 범위를 보다 확대해 배우자와 4촌 이내 친족으로 정했다.

공수처 쟁점이었던 기소권은 자체 수사한 사건 가운데 판·검사, 경무관급 이상 경찰에 대해서만 제한적으로 기소권을 갖고, 나머지 사건에 대해서는 검찰에게 기소권이 있다. 대신 영장 청구권과 함께 검찰이 불기소 처분한 사건에 대해 직권으로 법원에 재정신청을 할 권한을 갖는다.

공수처장은 공수처장추천위원회에서 5분 4 이상의 찬성으로 2명을 추천하면 대통령이 그중 1명을 지명한 뒤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하도록 했다. 추천위원회는 법무부 장관, 법원행정처장, 대한변협회장과 여야 추천 위원 2명으로 각각 구성된다.

바른미래 '고위공직자부패수사처'…기소심의위 설치 핵심

29일 '고위공직자부패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안'을 제출한 바른미래당 권은희 의원이 국회로 들어서며 보도진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29일 '고위공직자부패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안'을 제출한 바른미래당 권은희 의원이 국회로 들어서며 보도진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권 의원이 발의한 ‘고위공직자부패수사처’는 명칭을 ‘범죄’에서 ‘부패’로 달리한 것처럼 고위공직자의 범죄 중에서 ‘부패 범죄’에 초점한 법안이다.

수사 대상과 제한적 기소권, 재정신청 등 대부분의 내용은 백 의원 발의 법안과 큰 차이가 없지만 권 의원 발의 법안에는 백 의원 발의 법안과 달리 공수처의 공소제기 여부를 심의·의결할 기소심의위원회를 구성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기소심의위는 만 20세 이상 대한민국 국민 중 무작위 추출을 바탕으로 뽑혀 위촉된 7명∼9명의 위원으로 구성된다. 기소심의위는 공수처 검사로부터 수사 내용과 증거, 피의자와 변호인 주장의 요지 등을 듣고 공소제기 여부를 심의해 의결하고, 검사는 이를 따라야 한다.

공수처장의 경우 추천위 구성은 동일하지만, 임명 절차에서 백 의원 발의 법안과는 차이가 있다.

백 의원 발의 법안은 추천위가 추천한 2명 중 대통령이 지명한 1명이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될 수 있게 했지만, 권 의원 발의 법안은 대통령이 지명한 1명에 대해 청문회는 물론 국회의 동의까지 받아야 임명이 가능하도록 했다.

여야 4당은 패스트트랙 지정 후 본회의 상정까지의 과정에서 두 법안을 함께 심사하며 단일안을 도출해 의결할 것으로 보인다.

박광수 기자 park.kwa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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