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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W중외·LG화학이 통풍 잡을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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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통풍에 걸려 퉁퉁 부은 발. [중앙포토]

통풍에 걸려 퉁퉁 부은 발. [중앙포토]

국내서 43만953명(2018년 기준)이 앓고 있지만 제대로 된 치료약이 없는 병이 있다. ‘바람만 닿아도 엄청난 통증을 느낀다’는 통풍(痛風)이 그렇다. 통풍은 잦은 육류 섭취와 과음·과식 등으로 관절 부위 등에 요산이 쌓여 염증이 생기고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28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보건의료 빅데이터 개방시스템에 따르면 2014년 30만8725명이던 국내 통풍 환자 수는 지난해 43만953명으로 4년 사이 39.6%가 늘었다. 이는 병원 처방 등을 받아 통계에 잡히는 환자 수다. 실제 환자는 이보다 두 배 이상 많다는 게 제약 업계의 분석이다. 통풍은 기름진 음식을 자주 즐기는 상류층이 걸린다는 의미로 한 때 ‘황제병’ ‘귀족병’ 등으로 불렸지만 최근엔 식습관 등으로 ‘서민병’이 됐다.

식생활 변해 ‘황제병’서 ‘서민병’ 돼 #마땅한 치료약 없어 43만명 고통 #두 회사 요산 조절 신약 개발 중

식습관이 주된 원인인 만큼 통풍은 나이에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또 한 번 발병하면 고혈압이나 당뇨병처럼 완치도 어렵다. 그래서 통풍 치료제 시장은 빠르게 커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그랜드 뷰 리서치(Grand View Research)’는 현재 3조원 대인 글로벌 통풍 치료약 시장 규모가 오는 2025년 쯤엔 83억 달러(약 9조6000억원) 대로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현재 통풍약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우선 통풍의 원인이 되는 요산의 배출을 돕는 약이 있다. 통풍 환자의 90%는 요산이 소변 등으로 잘 빠져 나가지 않는 ‘배출 저하형’ 환자다. 나머지 10%는 요산이 일반인보다 많이 생기는 요산 ‘과다 생성형’ 통풍을 앓고 있다. 요산 과다 생성형 환자를 위해서는 ‘페북소스타트’나 ‘알로푸리놀’같은 치료제가 있다. 반면 환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배출 저하형 환자에는 이렇다할 치료약이 없다. 대신 상대적으로 약효가 짧은 ‘요산분해 효소제’등이 사용된다. 그나마 ‘페북소스타트’란 치료약은 최근 안전성 문제가 불거졌다.

시장이 크지만 제대로 된 통풍 치료제가 없는 건 치료약의 부작용 때문이다. 배출 저하형 환자 치료제는 신장에 과부하를 주는 부작용이 있어 약을 만들기가 쉽지 않다. 신장 뿐 아니라 알러지나 심혈관계 질환을 초래하는 경우도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제약사들이 개발 중인 10여 가지 통풍 치료물질 중 ‘레보토피소팜’ 등 4가지가 부작용에 따른 안전성 부족 등의 이유로 개발이 중단된 상황”이라고 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JW중외제약은 국내 10개 대형병원과 함께 160여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통풍 치료제 ‘URC102(코드명)’의 임상후기 2상을 실시중이다. 임상후기 2상은 최적 투약량을 측정하기 위한 단계다. URC102는 요산이 몸 속에 쌓이는 배출 저하형 통풍을 호전시키는 신약후보 물질이다. LG화학은 요산 생성에 관여하는 단백질의 작용을 억제하는 ‘LC350189’로 임상 2상을 준비중이다. 일본의 후지는 ‘FYU-981’을 개발해 일본 현지에서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이수기 기자 retali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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