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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스트랙 대치에 침묵하는 靑 "국회 결론 뒤 메시지 낼 것"

중앙일보

입력

청와대는 선거법 등 패스트트랙과 관련한 국회의 극단적 대치에 대해 28일 “특히 선거법에 관련해서 청와대가 입장을 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문 대통령 역시 국회에서 패스트트랙과 관련된 논의가 마무리된 뒤에야 입장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강원 고성 'DMZ 평화의 길' 방문을 마친 뒤 금강산전망대를 찾아 북측 해금강 전경을 바라보고 있다.(청와대 페이스북)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강원 고성 'DMZ 평화의 길' 방문을 마친 뒤 금강산전망대를 찾아 북측 해금강 전경을 바라보고 있다.(청와대 페이스북)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문 대통령은 여ㆍ야ㆍ정 상설협의체 등으로 모든 현안을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실제로 문 대통령은 지난 16일 중앙아시아 순방 출국길에 환송을 나온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홍영표 원내대표를 만나 “순방을 마치고 돌아와 여ㆍ야ㆍ정 협의체를 가동해 쟁점 사안을 해결하는 게 좋겠다”는 뜻을 전달한 상태다.

청와대는 기본적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안과 함께 패스트트랙으로 묶여 있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내년 총선부터 적용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최장 330일이 소요되는 패스트트랙 일정을 감안하면 늦어도 이번 주에는 국회에서 결론을 내 줘야 한다”며 “여당을 비롯한 패스트트랙에 합의한 여야 4당도 이를 감안하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다만 “국회도 여러 가지 상황을 감안해 주초에 무리수를 두지는 않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나경원 원내대표 등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26일 사법개혁특위가 열리는 국회 회의실 앞을 점거하며 이상민 위원장 등 참석자 진입을 막고 있다.연합뉴스

나경원 원내대표 등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26일 사법개혁특위가 열리는 국회 회의실 앞을 점거하며 이상민 위원장 등 참석자 진입을 막고 있다.연합뉴스

청와대는 지금까지 ‘동물 국회의 부활’로 불릴만큼 극도의 대치 상황에도 선거법에 대해 구체적 입장을 내지 않았다. 공수처 설치에 대해선 조국 민정수석이 자신의 SNS에 관련 언급을 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조 수석의 입장 표명에 대해 “주무 수석으로서의 입장일 뿐 청와대 전체의 공식 입장으로 확대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29일 청와대 수석ㆍ보좌관 회의, 30일 국무회의를 주재한다. 이와 관련 청와대 관계자는 “국회 논의가 끝난 뒤에 해당 사안이 왜 필요한가에 대한 대통령의 메시지를 내는 편이 낫다고 판단된다”며 “문 대통령은 경제 관련 메시지에 주력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의원 등 참석자들이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문재인 정권의 국정운영 규탄 2차 장외집회’를 마치고 청와대 방향으로 행진하고 있다. 뉴스1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의원 등 참석자들이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문재인 정권의 국정운영 규탄 2차 장외집회’를 마치고 청와대 방향으로 행진하고 있다. 뉴스1

정부는 지난 25일 6조7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했지만, 패스트트랙 대치에 막혀 논의는 중단된 상태다. 특히 이번 추경은 당초 ‘미세먼지 추경’으로 알려졌지만, 추경안에는 미세먼지 관련 1조 5000억원의 3배에 달하는 4조 5000억원의 경기 대응 예산으로 구성됐다.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이 -0.3%를 기록하며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4분기(-3.3%) 이후 41분기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한 상황을 돌파하기 위한 예산이라는 뜻이다.

이 때문에 문 대통령은 정치 상황 대신 경제 상황에 대한 정치권의 협조를 당부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또 문 대통령이 지난 24일 삼성전자가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분야에 133조원을 투자하고 전문인력 1만5000명을 채용한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시스템반도체(비메모리 반도체), 바이오산업, 미래형 자동차 등 미래 산업에 대한 육성책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문 대통령은 29일에는 국빈 방문한 세바스띠안 삐녜라 칠레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가진다. 칠레는 한국과 최초의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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