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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에 대한 폭포수 같은 성찰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633호 21면

돈의 지혜

돈의 지혜

돈의 지혜
파스칼 브뤼크네르 지음
이세진 옮김
흐름출판

정확하게는 ‘돈의 지혜’가 아니라, ‘돈에 관한 지혜’가 맞다. 돈에는 지혜가 없다. “돈이 우리 영혼을 정복한 게 아니라 우리 영혼이 돈을 해방자로 맞아들인 것이다.” 하지만 돈은 유혹자일 뿐 해결사가 되지는 못한다. 돈이 만능인 시대지만 수많은 문제가 돈에서 비롯되는 이유다.

저자는 우리가 그런 돈이 뭔지나 알면서 살아가는지 묻는 듯하다. 돈에 대한 역사적, 철학적, 경제학적, 문화인류학적 그리고 문학적인 사유와 성찰을 폭포수처럼 쏟아낸다. “천박하면서도 고귀하고, 허구이자 현실”인 돈의 양면성과 돈 앞에서 “끝없는 탐욕에 허덕이다가 윤리적 도덕성에 고뇌하는” 인간 이중성의 적나라한 속살이 까발려진다.

그렇게 세례를 받고 나면 ‘돈의 지혜’를 발견하게 된다. “우리가 돈 때문에 원하는 것, 할 수 있는 것, 해야 하는 것 사이에서 늘 조율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돈을 너무 신성시하지 말고, 지나치게 사랑하거나 혐오하지 말라는 얘기다. 저자는 “모든 사람은 돈 때문에 자기도 모르게 철학자가 된다”고 말한다. 철학이 어디 쉬운가. 돈이 어려운 존재일 수밖에 없다.

이훈범 대기자/중앙콘텐트랩 cielble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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