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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다섯군데로 흩어져 '국지전' 돌입한 한국당…황교안 대표는 장인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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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상 국회의장이 25일 오전 오신환 바른미래당 의원의 국회 사법개혁특위 위원 사보임을 승인하자, 자유한국당은 즉각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신청하기로 했다.

최교일 한국당 의원(당 법률자문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오신환 의원 사보임 허가 처분은 국회법 48조 6항을 명백히 위반한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오 의원이 사보임 반대 의견을 표명한 상태에서, 강제로 사임하는 것은 국회의장의 법적 권한을 넘기 때문에 무효라는 게 한국당 주장이다. 권한쟁의 신청엔 한국당 현역 114명 전원이 동참했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25일 오전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린 비상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25일 오전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린 비상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한국당은 법적 대응뿐 아니라 물리력까지 동원해 패스트트랙 저지에 나섰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로텐더홀 비상 의원총회에서 “민주주의는 법만으론 지킬 수 없다. 다수의 횡포로 법을 바꾸면 민주주의는 깨지고 내란이 시작된다”고 말했다.

한국당은 의총을 마치고 패스트트랙 길목마다 의원ㆍ보좌진을 배치했다.

자유한국당 김현아(왼쪽), 김정재 의원이 25일 국회 의안과에서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법안 접수에 대비, 팩스 앞에서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김현아(왼쪽), 김정재 의원이 25일 국회 의안과에서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법안 접수에 대비, 팩스 앞에서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 본관에선 네 군데로 흩어졌다. 우선 법률안이 제출되는 곳인 의안과엔 김정재 원내대변인, 이철규ㆍ정태옥 의원 등 6명이 지키고 나섰다. 공수처법 개정안 제출을 막겠다는 의도다.

또 회의실 점거에 들어갔다. 정치개혁특별위원회 회의장인 국회 본관 445호, 사법개혁특별위원회 회의장인 245호는 물론 예비용도로 쓰일 수 있는 220호도 동시에 점거했다. 각 회의실에는 의원·보좌진 등을 20명씩 배치했고, 나 원내대표는 마치 야전사령관처럼 각 회의실을 돌았다.

또 민경욱 대변인 등은 국회 의원회관 채이배 의원실(633호)에도 찾아갔다. 채 의원은 이날 국회의장의 사보임 허가로 오신환 의원 대신 사개특위 위원이 됐다. 한국당 의원들의 점거로 의원실 안에 있는 채 의원은 현재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황교안 대표 장인상=한국당이 전방위적 투쟁에 나선 가운데, 황교안 대표는 이날 장인상으로 모든 일정을 취소했다. 황 대표는 나경원 원내대표를 통해 “의원들 모두 빈소에 찾아오지 말고 투쟁에 전념해달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한다.

고인 발인은 27일 오전이다. 이날은 광화문 대규모 장외 집회가 예정돼 있다. 황 대표의 장외 집회 참석 역시 불투명해졌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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