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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반지 6개' 양동근, "대성이가 발가락까지 끼워준대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1일 오후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2018-2019 SKT 5GX 프로농구 우승을 차지한 현대모비스의 양동근이 골대 그물을 자른 후 자녀들과 함께 기념 촬영하고 있다.[연합뉴스]

21일 오후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2018-2019 SKT 5GX 프로농구 우승을 차지한 현대모비스의 양동근이 골대 그물을 자른 후 자녀들과 함께 기념 촬영하고 있다.[연합뉴스]

"(이)대성이가 우승반지를 발가락까지 끼워준다고 하더라."

프로농구 현대모비스, 챔프전 우승 견인 #플레이오프 개인통산 최다 6회 우승 #프로 입단 때까지 오랜 무명생활 #"경쟁력 있을 때까지 뛰겠다"

프로농구 울산 현대모비스의 '반지의 제왕' 양동근(38)이 웃으며 말했다.

양동근은 21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인천 전자랜드와 2018-19시즌 챔피언결정전 5차전에서 3점슛 2개 포함 12점을 기록하며 92-84 승리를 이끌었다. 특히 양동근은 39-43으로 뒤진 3쿼터 초반, 3점슛과 연이은 돌파로 5점을 몰아쳐 경기를 뒤집었다. 현대모비스는 4승1패를 기록, 통산 7번째 챔프전 우승을 차지했다.

양동근은 이번 시리즈에서 결정적인 순간마다 빛났다. 1차전 95-95로 맞선 종료 6초전 결승 3점슛을 터트렸다. 양동근은 4차전 84-88로 뒤진 종료 1분07초 전에는 추격의 3점포로 역전승을 이끌었다.

2004년에 프로데뷔한 양동근은 개인통산 6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추승균(5회)을 제치고 플레이오프 최다 우승선수가 됐다. 손가락 여섯개에 반지를 낄 수 있게 됐다.

21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18-2019 SKT 5GX 프로농구 챔피언 결정전 5차전 울산 현대모비스와 인천 전자랜드의 경기에서 모비스가 승리해 챔피언에 등극했다. 모비스 양동근이 챔피언 트로피를 들어올리고 있다. [뉴스1]

21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18-2019 SKT 5GX 프로농구 챔피언 결정전 5차전 울산 현대모비스와 인천 전자랜드의 경기에서 모비스가 승리해 챔피언에 등극했다. 모비스 양동근이 챔피언 트로피를 들어올리고 있다. [뉴스1]

양동근은 "또 하나의 별을 따게돼 정말 좋다. (이)대성이가 우승 반지를 발가락까지 끼워준다고 하더라. 한 번 기대해보겠다"며 웃었다.

양동근은 김승현이나 이상민 같은 재능을 갖지는 못했다. 현재 키가 1m81㎝인 양동근은 용산고 시절엔 1m68㎝에 불과했다. 1년 후배 이정석이 1학년 때부터 주전으로 뛰었고, 양동근은 벤치에서 박수치는 시간이 더 길었다.

어릴적부터 온가족이 단칸방에 살만큼 가난했던 양동근은 절박함과 독기로 농구를 했다. 최고가 되겠다는 초심을 잃지 않았다.

모비스에 슈팅가드로 입단한 양동근은 이후 포인트가드로 전향하며 많은 고생을 했다. 유재학 감독의 지적사항을 메모한 뒤 방 벽면에 덕지덕지 붙여놓았다. 그리고 지금의 대한민국 최고 야전사령관이 됐다.

양동근은 "우승을 많이 했지만 내가 특별한 선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코트에 나서는 5명 중 한 명이고, 베테랑으로 밸런스 잡아주는 역할을 할 뿐"이라고 말했다.

양동근은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발목을 다쳐 한달간 결장했다. 양동근은 "복귀 못하면 어쩌나 싶었다. 내가 10년, 15년 전처럼 뛴다면 반칙이다. 선수들에게 누가 되지 않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21일 오후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18-2019 SKT 5GX 프로농구 울산 현대모비스와 인천 전자랜드의 챔피언결정전 5차전. 경기 종료 후 우승을 확정 지은 현대모비스 함지훈과 양동근이 이대성을 끌어안고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21일 오후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18-2019 SKT 5GX 프로농구 울산 현대모비스와 인천 전자랜드의 챔피언결정전 5차전. 경기 종료 후 우승을 확정 지은 현대모비스 함지훈과 양동근이 이대성을 끌어안고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팀후배 이대성은 "동근이 형은 올타임 넘버 원이다. 기록이 말해준다. 우승과 MVP 횟수가 증명해준다. 저 나이에 최정상급 기량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재학 감독 역시 "예전에는 중간에도 마무리도 해줬는데, 요즘엔 마무리만 한다”고 농담을 건네 뒤 “업어줘도 시원찮을 판"이라고 칭찬했다.

양동근은 1981년생, 한국나이로 39세다. 그는 기자회견에 동석한 아들과 딸을 바라보면서 "당장 내일도 모르는데 미래를 어떻게 알겠나. 아들이 자기가 프로선수될 때까지 뛰라는데 그건 무리일 것 같다"면서도 "경쟁력 있을 때까진 계속 뛰겠다"고 말했다.

울산=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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