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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대생 단발, 중년 굽실머리”…北이 주민에 권장한 헤어스타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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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4월 평양시내 여성들의 봄 패션. [평양공연 사진공동취재단]

2018년 4월 평양시내 여성들의 봄 패션. [평양공연 사진공동취재단]

연일 '자력갱생'을 강조하며 경제 총력전에 매진하고 있는 북한이 주민들에게 단정한 옷차림과 헤어스타일을 권장하고 있다. 옷차림을 통해 주체성과 민족성을 지키라는 주문이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1일 홈페이지에 올린 '우리 인민의 정서와 미감에 맞게'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옷차림과 머리단장을 잘하는 것은 문화생활 분야에서 주체성과 민족성을 고수하기 위한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신문은 "지금 썩어빠진 부르주아 생활양식을 유포시켜 우리 인민들의 건전한 사상 의식, 혁명 의식을 마비시키고 우리의 제도를 내부로부터 와해시키기 위한 적대세력들의 책동은 더욱 악랄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건전하고 고상한 옷차림과 머리단장은 단순한 형식상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상·제도·문화를 지키고 빛내기 위한 심각하고도 첨예한 투쟁"이라며 "'불건전'하고 '이색적' 현상을 철저히 배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신문은 '나이에 어울리는 여성들의 머리단장'이라는 기사를 함께 게재했다. 신문은 "머리 형태는 나이와 머리 형태상 특징을 충분히 고려해 선택해야 한다"면서 여성들의 연령별 권장 헤어스타일을 소개했다. "사회에 진출한 처녀들이나 갓 결혼생활을 하는 여성들의 경우 긴 머리 형태를 기본으로 하면서 앞머리 칼을 여러 가지로 다양하게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여대생은 단발머리나 땋은 머리가, 중년기는 머리칼 길이가 길지 않게 굽실굽실한 중간 머리 형태가, 노년기는 짧은 머리가 단정하면서도 위생적인 짧은 머리가 관리에 좋다고 권유했다.

신문이 이처럼 단정한 옷차림과 헤어스타일을 강조하고 나선 것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경제발전 노선을 천명한 가운데 내부 기강을 다잡기 위한 제재 중 하나로 풀이된다.

북한은 지난 1990년대 말 '고난의 행군' 이후 주민들에게 도덕적 기풍 확립을 내세우며 '단정한 옷차림'을 강조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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