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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지진 30분뒤 재난문자···주민 "다 죽고 보낼거냐" 분통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9일 오전 11시 16분 강원 동해시 북동쪽 54km 해역에서 규모 4.3의 지진이 발생하자 속초 해랑중학교 학생들이 교사 인솔에 따라 운동장으로 대피해 있다. [사진 속초 해랑중학교 제공]

19일 오전 11시 16분 강원 동해시 북동쪽 54km 해역에서 규모 4.3의 지진이 발생하자 속초 해랑중학교 학생들이 교사 인솔에 따라 운동장으로 대피해 있다. [사진 속초 해랑중학교 제공]

"재난문자가 느려 터졌다. 다 죽고 문자가 날라 오려는 건가.", "재난문자보다 SNS가 빠르다."

19일 동해상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강원지역이 크게 흔들렸지만 재난문자가 지역에 따라 20분에서 최대 50분이나 늦게 발송돼 주민들이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16분 강원 동해시 북동쪽 54km 해역에서 규모 4.3 지진이 발생했다. 동해를 비롯한 강릉·삼척·양양·속초·고성 등 해안 도시에서는 건물이 크게 흔들릴 정도로 진동이 느껴졌다.

19일 오전 11시16분43초께 강원 동해 해역에서 4.3 규모의 지진이 발생했다. [뉴시스]

19일 오전 11시16분43초께 강원 동해 해역에서 4.3 규모의 지진이 발생했다. [뉴시스]

하지만 이들 지자체는 주민들이 진동을 느낀 한참 뒤에야 재난문자를 '늑장 발송'했다.

삼척시가 가장 빠른 11시 29분쯤 지진 발생 소식을 알리며 '여진 등 안전에 주의하시길 바랍니다'라는 재난문자를 보냈으나 이미 지진이 발생한 지 13분이나 지난 뒤였다. 이어 8분이 지난 11시 37분 강릉시가, 11시 39분 태백시가 재난문자를 보냈다.

건물이 출렁거릴 정도로 큰 진동이 느껴진 속초지역에는 지진이 일어난 지 30분이나 지난 11시 46분이 돼서야 재난문자 소리가 요란하게 울렸다. 동해시와 양양군은 11시 54분쯤, 고성군은 무려 50분이 지난 오후 12시 9분에 재난문자를 발송했다.

문자 내용도 '여진 등 안전에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공터 등으로 이동해 안전에 유의하고 해안가 접근을 자제하시기 바랍니다' 등 대피요령 안내가 없는 교과서적인 얘기뿐이었다.

태백에서는 '여진 대비 TV 등 재난방송 청취 바랍니다'라고 보냈으나 주민들은 "아무런 재난방송도 나오지 않는데 대체 뭘 보라는 거냐"며 '어처구니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강원도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번 지진으로 현재까지 문의 전화 100여건을 접수했으며 다행히 사람이 다치거나 건물이 파손되는 등 피해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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