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닝썬 터지자 여성사업가, "강남서 경찰에 골프ㆍ금품ㆍ식사 접대" 신고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가 사건 관계자로부터 금품 및 향응을 대접받은 혐의로 서울 강남경찰서 현직 경찰관 1명을 입건했다. [연합뉴스]

일명 ‘버닝썬 게이트’로 경찰의 비리 및 유착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관련 제보가 이어지고 있다. 이번엔 서울 강남의 한 여성사업가가 자신의 사기 사건을 담당했던 경찰에게 금품과 향응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17일 강남경찰서 수사과 소속 A경위(52)를 사건 관계자로부터 금품 및 향응을 제공받은 혐의(뇌물수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사기 혐의 피소된 여성 사업가와 인연  

A경위와 여성 사업가 B씨와의 인연은 지난 201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B씨는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사기 혐의로 고소를 당했고, 서울중앙지검은 B씨의 사건을 강남경찰서로 배당했다. 이 사건의 수사를 맡게 된 것이 강남서 수사과 소속 A경위였다. 당시 A경위는 검찰의 수사 지휘를 받아 B씨 사건을 불기소(혐의없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 관계자는 "당시 B씨는 자신을 고소한 피해자와 원만히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에 따르면 A경위는 사건이 마무리된 후에도 B씨와의 인연을 이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B씨는 A경위를 위해 골프장을 대신 예약해주며 그린피를 내주고, 고가의 식사를 대접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B씨가 A경위에게 수백만 원의 돈을 건넸다는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성사업가, 또 다른 사기 혐의로 구속  

B씨는 2017년 사기 사건에 대해 강남서에서 혐의 없음 처분을 받은 뒤, 또 다른 사기 사건으로 고소를 당하기도 했다. 해당 사건도 강남서에서 수사를 진행했으며, 두 번째 사건에서는 B씨의 사기 혐의가 인정돼 구속됐다.

서울청 청문감사담당관실은 최근 감찰을 통해 B씨의 금품 및 향응 제공 사실을 확인하고 지능범죄수사대에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은 B씨가 금품을 건넨 구체적인 경위와 사건 처리 과정에서 편의를 봐준 대가로 금품을 건넨 것인지 확인할 방침이다.

강남서 대기발령…압수수색ㆍ소환조사  

강남경찰서는 서울청의 수사가 시작됨에 따라 A경위를 업무에서 배제하고 지난 12일자로 대기 발령 조치했다고 밝혔다.

서울청은 법원으로부터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지난 16일 A경위의 주거지와 사무실, 차량 등을 압수수색 했다. 서울청 관계자는 "압수한 자료 등을 토대로 금품수수 혐의에 대해 확인하고, A경위도 조만간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다영 기자 kim.dayoung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