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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文 회담중독, 희망회로만 보여…北 막말이 평화로 들리나”

중앙일보

입력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16일 “‘오지랖’ 운운하며 (대한민국을) 공개 모욕한 북한에 이번만큼은 문재인 대통령이 단호히 대처하지 않을까 기대했지만 역시나였다”고 비판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어제 문 대통령이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한미정상회담 결과와 향후 대북정책 구상 밝혔는데, 제가 헛된 희망을 가졌었나 보다. 문재인 대통령의 희망 회로만 볼 수 있었고, 심각한 회담 중독만 확인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전날 문재인 대통령이 “(남·북·미가) 서로 뜻이 확인된 만큼 남북 정상회담 추진 여건이 마련됐다”고 말한 데 대한 지적이다. 문 대통령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2일 시정연설에서 한국을 향해 “오지랖 넓은 중재자ㆍ촉진자 행세할 게 아니라 제정신 가지고 당당히 하라”라고 말 한 것엔 별다른 언급이 없었다.

나 원내대표는 “북한은 또 시정연설에서 제재완화 없이는 비핵화 의지도 없다는 걸 보여줬다. 그런데도 문 대통령만 홀로 ‘북한이 비핵화와 평화구축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천명했다’고 말했다. 과연 똑같은 시정연설을 본 건지 갸우뚱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어떤 막말과 비난을 해도 무조건 평화ㆍ대화로밖에 들리지 않는 건지 묻고 싶다. 회담만 백 번 천 번 한다고 비핵화되는 것 아니다. 북한이 확실한 비핵화 하겠단 약속을 받아낼 회담을 해줄 것을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김재경 의원도 “한국은 미국으로부터는 동맹국으로서의 존재 분명히 하란 요구를 받았고. 북한으로부턴 한민족으로 당사국 입장에 서라는 경고를 받고 있다. 우리의 선택지는 분명하다. 허둥지둥 고민할 게 아니라 한미동맹으로 안보를 보다 더 굳건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정부가 검토 중인 대북특사와 관련, 야당 인사를 받아들이라는 요구도 나왔다.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인 윤상현 의원은 “김정은과 딱 부러지게 말할 수 있으며, 미국의 신뢰를 받고, 중재자가 아닌 협상가 면모를 갖춰야 한다”는 것을 특사 조건으로 제안하며 “이런 조건 갖춘 분은 학계에도 많고 우리 야당에도 있다. 사고의 전환을 촉구해달라”고 말했다. 윤 의원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등 현재 거명되는 인사들은 절대 아니다. 이들은 새로운 임무를 맡길게 아니라 현재의 임무에서 제척해야 할 사람들”이라며 “미국 정부가 신뢰하지 않는 ‘라이어’(거짓말쟁이) 대신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을 특사로 파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양석 원내수석부대표 역시 “현재 대한민국의 고립외교, 우물 안 외교를 탈피하기 위해서 대통령이 먼저 마주 앉을 상대는 북한 김정은이 아니라 야당이다. 대통령의 외교실패는 문 대통령 개인의 실패가 아니라 대한민국 외교의 실패기 때문에, 한국당은 외교 살리기에 적극 동참하겠다. 황교안 대표도 현재 미국 방문 계획을 준비 중이다. 대통령께선 야당과 허심탄회하게 협의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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