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국방, 미래전을 준비한다] HR-SHERPA 등 무인차량 중심 R&D … 글로벌 방산 기업으로 도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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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로템

현대로템이 역량을 집중해 개발 중인 무인차량 HR-SHERPA. 병사를 자동으로 따라가는 자율주행 기능을 갖췄고 화력 지원, 감시 정찰, 물자 후송 등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사진 현대로템]

미래 전장 환경은 개별적인 무기체계의 관점에서 벗어나 4차 산업혁명 기반의 네트워크로 통합된 복합 무기체계로 변하고 있다. 기술 발전에 따른 유·무인체계 협업 작전을 통한 전투 효율성 향상이 관건으로 떠오른다. 미확인 지역이나 위험 지역에서의 임무 수행 시 무인체계를 활용하면 인명 피해를 최소화하고 물자 수송이나 반복적인 작업에도 효율적이다. 이 때문에 무인체계 경쟁력이 국방력의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았다.

전기구동 방식의 보병 지원용 차량 #최고 시속 30㎞, 자율주행 능력 갖춰 #화력 지원, 물자 후송 등 활용 가능

현대로템은 K2전차, 차륜형 장갑차와 같은 기존 유인체계 외에도 HR-SHERPA(HR-셰르파) 등 무인차량을 중심으로 무인체계 연구개발(R&D)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를 통해 방산 부문의 글로벌 선도기업으로 도약하며 장기적인 성장 동력 확보에도 힘쓰고 있다.

실제 현대로템은 일찌감치 무인체계 기술력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정부와 함께 무인차량 개발의 초석을 다졌다. 지난 2005년 산업통산자원부의 실외화재 진압로봇 개발 과제 수행 및 국방과학연구소(이하 국과연)의 자율주행 실험차량 연구개발에 참여했다. 이어 2011년에는 국과연의 무인 감시정찰 실험 플랫폼 연구를 수행하면서 본격적인 무인차량 개발에 나섰다.

현대로템의 대표적인 무인차량은 지난해 10월 ‘2018로보월드’ 전시회를 통해 최초로 콘셉트 모델을 선보인 HR-SHERPA다. 현대로템이 자체 개발 중인 전기구동 방식의 보병 지원용 무인차량으로 지난해 개발에 착수해 올해는 시험평가 등 필드 테스트도 진행할 예정이다.

HR-SHERPA는 보병이 수행하는 임무의 다양성을 고려해 화력 지원, 감시 정찰, 물자 후송 등 어떤 장비를 탑재하느냐에 따라 다각도로 계열화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돋보인다. 또한 원격조종 기능과 함께 차량 앞의 병사를 자동으로 따라가는 종속주행 등 자율주행 능력을 갖췄다.

HR-SHERPA는 보병에 근접해서 지원하는 용도의 무인차량으로서 속도와 크기도 이에 최적화됐다. 최고 시속 30㎞로 달릴 수 있는데, 실제 운용 시에는 보병의 기동 속도에 맞춰 시속 5~10㎞의 운행 속도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 차량 크기도 높이가 낮은 경차와 비슷해 활용성을 높였다. 또한 냉각수로 모터를 식히는 수랭식 배터리 시스템과 통합 열관리 시스템을 적용해 장거리 운행은 물론 사계절 전천후 운용이 가능하다. 전기 콘센트 연결을 통한 완속충전을 기본으로 하고 외부 장치를 이용한 고속충전도 가능하다.

HR-SHERPA를 비롯해 현대로템이 개발 중인 무인차량은 원격 또는 자율주행 기반으로 모듈화된 장비를 탑재해 전투·정찰 등 전장에서 필요한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다. 아울러 하이브리드·전기구동 등 미래 전장에서 요구되는 효율적인 구동 시스템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독립구동 차륜 적용 및 경사지 극복 능력을 갖춰 험준한 지형에서도 원활한 기동이 가능하도록 개발된다.

현대로템이 개발하는 무인차량은 현대자동차그룹의 민수용 차량 기술력을 접목할 수 있다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현대로템은 차륜형 장갑차 등 기존 지상 무기체계를 개발하면서 차량 관련 민수 기술 및 부품을 군용화해 차량 플랫폼에 대한 기술력과 노하우를 축적했다. 이런 노력 덕분에 높은 수준의 품질과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또 차량에 적용되는 부품류도 기존에 입증된 기술을 기반으로 해 향후 효율적인 양산이 가능하고, 유지·보수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현대로템은 기존에 보유한 전차, 차륜형 장갑차 등 지상 무기체계 기술을 기반으로 미래에 요구되는 무인화 기술 고도화에 힘써 효율적인 임무 수행이 가능한 무인체계를 지속해서 개발하고 있다. 기술 단계별로 운용 개념을 정립하고, 다양한 개발·시험을 통해 부품 등 하드웨어 경쟁력과 함께 통신 및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함께 갖춰 관련 사업 수요에 적극적으로 부응하려 한다.

중앙일보디자인=김재학 기자 kim.jaiha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