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경기·제주 싸움된 필리핀 반환 쓰레기, 행정대집행 전 함께 확인한다

중앙일보

입력

평택 당진항에 쌓인 필리핀 반송 폐기물의 출처를 놓고 다툼을 벌이고 있는 경기도와 제주도가 쓰레기를 직접 확인하기로 했다. 경기도는 오는 20일 전후로 예정된 평택 당진항의 폐기물 행정대집행 전 제주도, 평택시 등과 함께 쓰레기 출처를 모두 확인하기로 했다고 8일 밝혔다.

평택당진항으로 반입된 필리핀 '불법 수출' 폐기물 [환경부, 연합뉴스 제공]

평택당진항으로 반입된 필리핀 '불법 수출' 폐기물 [환경부, 연합뉴스 제공]

앞서 경기도는 평택당진항에 쌓인 필리핀 반송 쓰레기 3394t 등 폐기물 4666t의 상당수가 '제주도 산'이라며 지난달 26일 제주도에 폐기물에 대한 사실관계 조사와 위반사항 처리계획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 또 행정대집행으로 평택당진항의 폐기물을 우선 처리하고 관련 비용에 대한 구상권을 제주도에 청구하기로 했다. 행정대집행과 관련된 예산은 총 8억7000만원으로 추산된다.

제주산 쓰레기 논란 일으킨 필리핀 반환 쓰레기 #제주시 '우리 것 아냐' 반박에 함께 확인하기로 #확인 후 제주산 발견되면 제주시가 처리

그러나 제주도는 "세관, 환경유역청 등과 평택당진항의 쓰레기를 조사한 결과 형상이나 포장방법 등이 제주도 폐기물이 아닌 것으로 결론이 났다"고 주장했다. 제주도의 압축 폐기물은 기계로 일정 크기로 분쇄해 랩핑하는 방식으로 처리하는데 평택당진항의 쓰레기는 마대자루에 담기는 등 형태가 그대로라는 것이다. 제주도는 이런 내용을 담은 공문을 최근 경기도에 보냈다.

이재명 경기지사(왼쪽)과 원희룡 제주지사(오른쪽) [중앙포토]

이재명 경기지사(왼쪽)과 원희룡 제주지사(오른쪽) [중앙포토]

두 지자체의 입장 차이는 단체장 간의 말다툼으로 번졌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지난달 28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원희룡 지사님, 좋은 해결방안을 함께 찾고 싶다"는 글을 올리고 "쓰레기는 제주도에서 나왔는데 정작 피해는 경기도민들이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원희룡 제주지사도 지난달 31일 자신의 SNS 채널에서 "관련 공무원을 소집해 확인한 결과 평택(당진)항 쓰레기는 제주산이 아니라는 것이 밝혀졌다"며 "이 지사께서 사실 확인이 안 된 상태에서 서둘러서 보도자료와 SNS를 통해 알린 게 아닌가 싶다"고 쓴소리를 했다. 제주도의회에서도 "경기도가 제주산 쓰레기라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낸 것에 대해 제주도와 도민에 대한 사과를 언급하는 항의 공문을 보내겠다"며 반발했다.

하지만 경기도는 "제주도가 평택당진항에 있는 195개 폐기물 컨테이너 중 8개만 표본으로 확인하고선 '제주산 쓰레기가 아니다'라고 주장하고 있다"며 "모든 컨테이너의 쓰레기를 다 확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경기도와 제주도, 평택시는 모든 쓰레기 컨테이너를 확인하는 것으로 입장을 정리했다. 경기도 관계자는 "행정대집행 전 컨테이너를 모두 확인해 이중 제주산 쓰레기가 발견되면 그 부분만큼 제주도에 구상권을 청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원=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