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점단속 곳곳서 충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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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서울시가 이달부터 경찰과 합동으로 벌이기로 한 도시노점상 일제단속 첫날인 3일 노점상들의 거센 반발로 곳곳에서 충돌과 집단 항의 시위가 잇따르는 등 큰 마찰을 빚고 있다.
서울시는 이달부터 기업형 노점상을 단속하고 영세노점상을 이면 도로로 옮긴다는 방침에 따라 3일 첫 단속 대상지역으로 남대문시장 주변지역을 선정, 중구청 가로정비반원 및 고용원 80여명과 전·의경 1백명 등 모두 1백80여 명을 동원해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6시간 동안 이 일대 노점상들에 대한 단속작업에 나서 포장마차와 좌판 등 70여개 소를 강제 철거했다.
단속이 시작되자 이 지역노점상 50여명이 오후 2시부터 서울시경에서 신세계백화점에 이르는 도로를 따라『생계보장』등 구호와 노래를 부르며 집단 항의가두시위를 벌였으며 오전11시50분쯤에는 남대문로 5가 74 앞길에서 노점상 20여명이 철거반원 및 경찰과 충돌, 노점상들이 던진 음료수 깡통에 부근을 지나던 조현태씨(33·서울 목동781)가 머리를 맞아 찢기는 등 전치 2주의 상처를 입기도 했다.
구청 측은 서울시내 최대 노점상 집결지인 명동일대 단속에 앞서 이날 트럭 4대와 경찰호송버스까지 지원을 받아 강제철거에 나서 리어카와 좌판은 물론, 물건까지 강제로 실어가는 등 과잉단속을 벌였다.
이 같은 과잉단속에 맞서 전국도시노점상 연합회 소속 노점상 7백여 명은 3일 오후 6시부터 서울 중구청 앞 도로를 점거,『사전경고와 대책 없는 과잉단속 즉각 중단』을 요구하며 5시간 동안 연좌농성을 벌인 뒤 밤11시쯤 자진 해산했다.
한편 경찰은 행인에게 깡통을 던진 노점상 한필순씨 (25·여·서울 대흥동22)를 공무집행방해 및 상해혐의로 4일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남대문시장 주변과 중구청 앞길에서 시위를 벌인 노점상연합회 부위원장 노수희씨 (46) 등 22명을 무더기로 즉심에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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