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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현대차와 삼성전자가 밀라노에 가는 까닭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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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표기업인 현대자동차와 삼성전자가 내달 9~14일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디자인 박람회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 참석한다.

현대차가 본사 차원으로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 참가하는 건 2015년 이후 4년 만이다. 매년 참가하는 삼성전자는 23년 만에 재해석한 디자인 철학을 선포한다.

현대차는 2013년과 2015년에 이어 3번째로 밀라노 디자인 위크를 찾는다. 2013년엔 당시 디자인 철학이던 ‘플루이딕 스컬프처(Fluidic Sculpture)’를 선보였고, 2015년엔 이를 예술작품으로 승화시킨 ‘헬리오 커브(Helio Curve)’를 전시했다.

현대자동차가 2015년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서 전시한 '헬리오 커브' [사진 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가 2015년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서 전시한 '헬리오 커브' [사진 현대자동차]

올해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선 ‘스타일 셋 프리(Style Set Free)’를 주제로 전시관을 운영한다. ‘스타일 셋 프리’는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소비자 가전전시회 ‘CES 2019’에서 발표한 현대차의 새로운 고객 경험(UX) 방향성이다.

디자인 철학을 넘어 고객 라이프 스타일에 맞춰 공간과 하드웨어, 콘텐트를 자유롭게 구성할 수 있게 한다는 게 ‘스타일 셋 프리’의 기본 개념이다. 조원홍 현대차 고객경험본부장은 “이번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서 자동차가 어떻게 개인의 거주공간이 될 수 있게 하는지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자동차는 내달 열리는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서 새로운 고객경험 방향성(UX)인 '스타일 셋 프리'를 주제로 전시한다. 사진은 현대자동차 전시관 조감도. [사진 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는 내달 열리는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서 새로운 고객경험 방향성(UX)인 '스타일 셋 프리'를 주제로 전시한다. 사진은 현대자동차 전시관 조감도. [사진 현대자동차]

박람회 기간 현대차는 영국 라이프스타일 매거진인 모노클과  컬래버레이션해 전시관을 운영한다. 이상엽 현대차디자인센터장은 타일러 브륄레 모노클 편집장, 네덜란드 건축가 비니 마스 등과 패널 토론도 갖는다.

삼성전자는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서 지난 19일 재해석해 공개한 자사의 디자인 철학 ‘Be Bold. Resonate with Soul(대담하라. 영혼과 교감하라)을 주제로 전시한다.

삼성전자가 디자인 철학을 재해석한 건  1996년 이후 23년 만이다. 기존에는 Inspired by Humans, Creating the Future(사용자에서 출발해 미래를 담아낸다)’는 디자인 철학을 표방했다. 디자인 경영을 중시하는 삼성전자는 매년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 참석해 왔다.

삼성전자가 지난 19일 공개한 새 디자인 철학 ‘Be Bold. Resonate with Soul(대담하라. 영혼과 교감하라)'. 삼성전자는 올해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서 이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활동을 펼친다. [삼성전자 디자인 홈페이지 캡처]

삼성전자가 지난 19일 공개한 새 디자인 철학 ‘Be Bold. Resonate with Soul(대담하라. 영혼과 교감하라)'. 삼성전자는 올해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서 이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활동을 펼친다. [삼성전자 디자인 홈페이지 캡처]

2005년 이건희 회장이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 참석해 디자인 혁명을 강조한 ‘밀라노 선언’을 한 뒤 삼성전자는 디자인경영센터를 만들어 제품 디자인과 사용자 경험에 공을 들여왔다. 국내 제조업체들이 밀라노 디자인 워크에 참가하는 물꼬를 튼 것도 삼성전자다.

제조업체들이 밀라노 디자인 박람회에 공을 들이는 건, 개성을 중시하는 밀레니얼 세대의 사용자 경험 취향을 따라잡기 위해서다. 트렌드에 민감하고 구매력을 갖춘 이들을 사로잡지 않고선 기업의 미래가 없다는 의미다.

현대차 관계자는 “올해 ‘스타일 셋 프리’라는 새로운 사용자 경험 방향성을 제시한 만큼, 세계 최대 디자인 박람회를 통해 현대차의 철학을 보여주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현 기자 offram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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