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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원내대표 물밑 전쟁…3명 모두 “과반 확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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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에 있을 원내대표 경선에 나서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 왼쪽부터 김태년ㆍ노웅래ㆍ이인영 의원 [중앙포토]

5월에 있을 원내대표 경선에 나서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 왼쪽부터 김태년ㆍ노웅래ㆍ이인영 의원 [중앙포토]

“우리 ○○○ 의원이 달라졌어요.”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선거를 두고 의원들 사이에서 나오는 말이다. ‘○○○'에 후보군인 김태년·노웅래·이인영(가나다순) 의원 누구의 이름을 넣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각자 동료 의원들을 접촉하면서 물밑 경쟁을 하는 중이니, 소원했던 유권자에겐 약점을 보완하려 애쓰고 있다. 민주당 의원 128명의 표심이 어디로 향할지 후보는 물론 의원과 민주당 차원에서도 촉각이 곤두서는 일이다. 한 달여 뒤에 나올 결과가 내년 총선을 앞둔 민주당의 청사진이기 때문이다. 경쟁이 치열하다보니 “각 후보가 확보했다고 주장하는 표을 합치면 150석이 훨씬 넘는다”는 말도 나온다.

3선의 김태년 의원(성남 수정)은 집권 초반 2년 넘게 당 정책위의장을 지낸 ‘정책통’이다. 추미애 대표 시절 정책위의장으로 임명됐는데, 지난해 8월 새로 선출된 이해찬 당 대표 체제에서도 신임을 얻어 연임했다. 국회 예산결산 특위 간사, 정치개혁 특위 간사를 지내 추진력과 관록을 겸비하고 있다.

최근까지 당직을 맡아 지역 현안과 숙원 사업을 속속들이 파악하고 있다. 김 의원실 관계자는 “의원 한 분을 만나더라도 길게 만나는 편”이라며 “해당 지역구 현안이나 고충을 미리 파악해서 해결 방안까지 마련해 가는 편이다. 의원들이 ‘어떻게 알았냐’며 깜짝 놀라곤 한다”고 말했다. 또 이해찬 대표와의 팀워크, 원활한 당·청 관계를 만들 수 있다는 게 강점으로 평가된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해 11월19일 국회 당대표회의실에서 열린 ‘민주당-한국노총 고위급 정책협의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은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정책위의장. 임현동 기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해 11월19일 국회 당대표회의실에서 열린 ‘민주당-한국노총 고위급 정책협의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은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정책위의장. 임현동 기자

‘원내대표 3수생’으로 불리는 노웅래 의원(3선·마포갑)은 온·오프라인에서 스킨십에 공들이고 있다. 다른 의원들의 페이스북 게시물에도 ‘좋아요’를 열심히 누르고 응원 댓글을 단다. 지난 1월 무소속 손금주ㆍ이용호 의원의 민주당 입ㆍ복당 기자회견 이후 가장 먼저 ‘난 화분’을 선물로 보냈다. 오랜 기간 선거를 준비한 만큼 친화력과 소통력에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노 의원은 지난해 선거 때 얻은 38표를 기반으로 지지층을 확장한다는 전략이다. 노 의원실 관계자는 “다른 두 후보와 달리 노 의원은 세력이 없지만 그게 한계라기보다 강점이 될 수 있다고 본다”며 “다가오는 총선에서 분열과 갈등 없이 ‘원팀’으로 가려면 통합과 단결에 도움이 될 사람이 원내대표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5월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차기 원내대표 선거에서 새 원내대표에 선출된 홍영표 의원이 꽃다발을 받아들고 있다. 우원식 전 원내대표(왼쪽부터), 노웅래 의원, 강창일 의원, 홍 원내대표, 추미애 대표. [뉴스1]

지난해 5월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차기 원내대표 선거에서 새 원내대표에 선출된 홍영표 의원이 꽃다발을 받아들고 있다. 우원식 전 원내대표(왼쪽부터), 노웅래 의원, 강창일 의원, 홍 원내대표, 추미애 대표. [뉴스1]

후발 주자인 이인영 의원(3선·구로갑)은 가까운 의원들 사이에서도 선거 운동이 화제가 되고 있다. 한 수도권 의원은 “이 의원이 평소 술자리를 즐기지 않는 편인데 최근 어떤 모임에 두 번이나 들렀다. 일정이 겹치니까 부득이하게 그렇게 성의를 보이는 걸 보고 참석자들이 ‘인영이가 달라졌다’며 웃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화이트데이(3월 14일)’에 여성 의원들에게 초콜릿과 손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한 여성 의원은 “편지에 개인적 인연에 관한 내용이 있어서 다른 의원들에게도 일일이 편지를 썼다는 걸 알았다”고 말했다.

이 의원실 관계자는 “이 의원은 당이 한 가지 얼굴만 가져서는 안 된다는 내부의 걱정을 통합으로 승화시킬 수 있는 강점이 있다”면서 “그 장점이 내년 총선 승리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지난 2월15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100주년기념간에서 열린 '글로벌지속발전포럼'(GEEF)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의원이 '남북한 경제 협력을 위한 특별 좌담' 패널로 참석하고 있다.[연합뉴스]

지난 2월15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100주년기념간에서 열린 '글로벌지속발전포럼'(GEEF)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의원이 '남북한 경제 협력을 위한 특별 좌담' 패널로 참석하고 있다.[연합뉴스]

홍영표 원내대표의 임기는 5월 초에 끝난다. 이번에 선출되는 원내대표는 향후 야당과의 협상, 내년 4월 총선 등 안팎으로 많은 과제를 떠안게 된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원내대표 선거 결과는 예측이 가장 어렵다”면서 “당의 성과와 내년 총선, 의원 각자의 관계 등이 선택의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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